두산, '잠실 외야 펜스 당길 이유가 없네'
OSEN 기자
발행 2007.09.07 09: 50

'두산, 잠실 외야펜스를 당길 이유가 없네'. 두산은 7일까지 팀 홈런 65개를 기록 중이다. 롯데(62홈런) 다음으로 적은 7위다. 똑같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도 두산보다 3개의 홈런을 더 쳤다. 두산은 팀 안타수(978개)도 전체 5위에 불과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두산은 팀 2루타와 3루타 부문에서 발군이다. 182개의 2루타로 SK에 7개 뒤진 2위이고, 3루타는 31개로 전체 1위다. 똑같은 타구를 날려도 타 팀보다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려는 두산의 '허슬 베이스볼'의 위력이다. 두산은 팀 도루도 133개로 전체 1위다. 그러나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는 베이스 러닝이 아닌 두산이 승률 2위(60승 50패 2무)를 달리는 원천은 수비력에 있다. 이 역시 '발'이 바탕에 자리한다. 기록상으로도 두산은 54개로 최소 실책 구단이다. 그러나 최소 실책 2위팀 한화(56개)가 '잡을 공은 잡고 못 잡을 공은 안 잡는' 수비라면 두산은 '못 잡을 공도 달려드는' 수비를 펼치기에 단순 기록 이상이다. 이는 두산 마운드의 4사구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띠고 있다. 두산은 팀 4사구 422개로 삼성에 이어 최소 2위다. 리오스-랜들을 제외하면 확실한 투수가 없는 셈인데 두산이 이럴 수 있는 배경은 수비를 믿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 포수 채상병의 리드는 굉장히 공격적이다. '볼넷을 줄 바엔 한 가운데 꽂겠다'는 식의 리드가 적지 않다. 설령 정타를 맞더라도 넓디 넓은 잠실구장은 1차 방어선이 된다. 그리고 김현수(좌)-이종욱(중)-민병헌(우)의 외야라인은 펜스를 넘어가지 않는 공은 다 잡아낼 것 같은 2차 방어선이다. 민병현은 어깨까지 검증됐다. 외야 수비만 따지면 SK도 두산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두산은 내야진까지 철벽이다. 어지간한 땅볼 타구는 다 낚아채는 3차 방어선이다. 이런 수비력(특히 외야진)을 보유한 두산이 잠실구장을 좁히는 것은 여러모로 비합리적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잠실구장 축소에 대한 두산의 태도는 시종일관 확고하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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