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앤킬 '어메이징 스토리'는 끝났다
OSEN 기자
발행 2007.09.08 06: 05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개인 최고의 순간이 최악의 악몽으로 바뀌는 데는 불과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타자 전향 이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릭 앤킬(27.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성장호르몬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언론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앤킬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와의 홈경기서 2회 3점홈런, 5회 2점홈런을 쳐내는 등 3안타 7타점으로 신들린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는 앤킬이 지난 2004년 12개월 동안 무려 8차례에 걸쳐 인간 성장 호르몬(HGH)을 투입받았다고 폭로했다. 아름다운 동화처럼 느껴졌던 그의 성공 스토리가 하루 아침에 '조작된 소설'로 판명된 것이다. 앤킬의 안타 하나 하나에 열광했던 미국 언론은 갑자기 싸늘해졌다. 의 칼럼니스트 제프 페이선은 이번 사건으로 앤킬은 배리 본즈, 로드니 해리슨, 저스틴 개틀린 등 금지약물로 명성의 추락을 경험한 스타 운동 선수들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록 앤킬이 성장 호르몬을 처방받은 시기가 메이저리그에 도핑테스트가 도입되기 이전이고, 당시 그는 투수였다는 사실도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7일 시즌 8호와 9호 홈런을 잇따라 쳐낸 뒤 "정말 대단하지 않느냐"고 한 토니 라루사 감독의 말에 빗대 "그렇지 않다.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난 이상) 손톱 만큼도 대단한 사건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ESPN.com의 버스터 올니는 한술 더 떠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 혈액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선수들이 도핑테스트를 피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수단을 동원하는 만큼 소변 검사 같은 '겉핥기식' 테스트가 아닌, 혈액을 직접 체취해 금지 약물 복용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것은 앤킬 뿐이 아니다. 올 시즌 내우외환이 끊이지 않았던 세인트루이스 측도 할 말을 잃은 듯하다. 스프링캠프 당시 라루사 감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망신을 당하더니 4월에는 구원투수 조시 행콕이 역시 음주운전으로 사망했고, 지난달에는 유틸리티맨 스캇 스피지오가 약물중독으로 팀을 떠나야 했다. 이어 올 시즌 '팀의 얼굴'이었던 앤킬 마저 '추악한 과거'가 드러났다. 월터 자케티 단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우리가 겪은 일련의 사건과 함께 이번 일은 정말로 슬픈 일"이라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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