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루트의 다양화로 바레인 격파한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오는 9일 오전 1시(한국시간) 마나마에서 바레인과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2차전 경기를 갖는다. 이번 바레인 원정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와 고비마다 한국을 무너뜨린 체코 출신 밀란 마찰라 감독과의 지독한 악연, 중동 특유의 홈 텃세까지 겹치면서 아주 혹독한 여정이 되고 있다. 11년 전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마찰라 감독이 이끈 쿠웨이트에 0-2로 완패했고, 2003년에도 마찰라 감독의 오만에 1-3으로 져 코엘류 감독이 사임하는 '오만 쇼크'를 빚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마찰라 감독의 바레인을 만나 1-2로 역전패하는 수모를 반복했다.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베어벡 감독이 사퇴했으니 상황은 비슷하다. 당연히 올림픽호에 승선한 아우들이 형님들의 수모를 잊을리는 만무. 짜릿한 승리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이근호(대구), 최철순(전북) 등 공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주전들이 경고누적으로 빠졌고, 부상 중인 박주영(서울) 등은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달 31일 소집돼 일찌감치 현지로 떠난 올림픽팀은 지난 4일 카타르 올림픽팀과 평가전을 가졌지만 특색없는 플레이로 일관, 0-0 무승부에 그쳤다. 박성화 감독은 이날 승리보다는 내용과 선수 점검에 중점을 뒀다. 전반 45분간 왼쪽 라인을 책임진 박주호(숭실대)와 김창훈(고려대) 조합은 다소 불안했다. 후반에 박성화 감독은 본래 오른쪽을 맡던 김승용(광주)과 김창수(대전)를 투입해 안정된 공격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 이때부터 다양한 루트의 공격이 펼쳐졌다. 모험이었지만 대성공이었다. 김승용-김창수 라인은 반대편을 맡은 이상호(울산)-신광훈(포항)과 함께 빠른 측면 플레이를 감행했다. 허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레인의 중앙을 공략할 수 있느냐는 것. 바레인의 마찰라 감독은 한국이 특히 측면 공격에 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또한 올림픽 2차 예선을 통해 드러난 바레인의 수비라인은 뒷공간을 향해 찔러주는 침투 패스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홈에서도 3골을 실점했다. 이같은 마찰라 감독의 대책을 역으로 활용하고, 약점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패싱 플레이로 중원부터 조금씩 공간을 열어가거나 혹은 미드필드를 생략한 채 전방으로 찔러주는 공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백지훈(수원)과 오장은(울산)은 중앙에서 활동하며 수비를 분산시키고, 측면에서도 자주 중앙으로 위치를 이동하고 과감한 스위치 플레이로 상대에게 혼란을 줄 필요가 있다. 또 공격 듀오로 유력한 한동원(성남)-하태균(수원)의 HH라인은 측면과 문전을 오가며 수비를 유도하다가 침투가 필요할 때는 과감한 움직임으로 돌파를 시도한다. 당연하고도 쉬워보이는 전략. 포백 수비진이 거의 정착됐고, 측면 플레이가 농익은 현 시점에서 공격에서 약간의 다양성만 가미한다면 바레인전도 쉽게 풀어갈 수 있을 듯하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