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가장 불운한 마무리 투수'. LG 마무리 투수 우규민(22)이 연이틀 불운으로 울었다. 우규민은 지난 8일 삼성과의 잠실 홈경기에서 2-1로 앞선 9회 구원 등판했으나 중견수 이대형의 수비 실책이 겹치며 동점을 허용, 시즌 11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바로 전날인 7일 잠실 SK전 9회 2사에서 2루수 김우석의 믿기지 않는 실책으로 두 자릿수 블론세이브라는 불운을 맛본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다. 우규민으로서는 풀타임 마무리 투수 첫 해부터 갖은 불운을 겪고 있는 셈이다. 우규민은 올 시즌 56경기에서 4승 5패 28세이브 방어율 2.40 WHIP 1.08 피안타율 1할9푼7리를 기록 중이다. 방어율·WHIP·피안타율 모두 마무리 투수 중 3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경기 등판(56경기) 및 투구 이닝(71⅓이닝)은 가장 많다. 오승환(삼성)보다 2경기 더 많이 등판하며 15이닝이나 더 소화해냈다. 세이브에서는 오승환(35세이브)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올라있다. 우규민이 올해 첫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놀라운 수치. 그러나 우규민은 블론세이브만 무려 11개나 된다. 우규민 다음으로 많은 투수가 한기주(KIA)의 5개라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초라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중 5개는 동점 및 역전 주자가 있는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기록된 것이었다. 그리고 9회 등판 이전에 기록한 블론세이브도 5개였다. LG 김재박 감독은 경기 종반 위기 때마다 우규민을 조기 등판시키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경기 종반 상대를 누를 수 있는 확실한 프라이머리 셋업맨이 부족했던 탓이었다. 우규민이 마무리 투수로서 가진 최대 약점은 부족한 탈삼진 능력이다. 올 시즌 우규민의 9이닝당 탈삼진은 겨우 2.9개로 마무리투수 중 가장 적다. 평균 구속이 140km 내외에서 형성되지만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닐뿐 더러 확실한 결정구도 없다. 하지만 지저분한 볼끝과 싱커처럼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으로 타자를 범타 처리하는 데 능하다. 그 범타 처리를 위해 수비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 수비수들은 우규민을 도와주지 못했다. 하지만 우규민은 믿을 만한 셋업맨이 없는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28세이브를 올리며 소임을 다하고 있다. 특히 28세이브 중 터프 세이브가 5개, 1점차 세이브가 8개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은 우규민은 더욱 빛나게 만든다. 비록 거듭된 불운으로 블론세이브가 11개나 있지만 우규민이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