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한국영화의 주요 소재 '급부상'
OSEN 기자
발행 2007.09.09 14: 35

최근 한국 영화계의 주요 소재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주 등장하고 있어 화제다. 황석영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2006년)은 1980년대 대학가 운동권과 5.18 광주민중화운동을 다루면서 전두환씨 등 실존 인물들을 다뤘다. 임 감독은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80년대를 다룰 때 전두환 씨 이야기는 기본사양"이라며 "죽이러 간다는 기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여름에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화려한 휴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영화는 한국 현대사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하고 아픈 상처였던 5.18을 정면으로 다뤘지만 전씨를 직접화법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일 7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전씨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리는 효과를 냈다. MBC 'PD수첩'은 4일 '화려한 휴가 - 그 못다한 이야기' 편에서 전씨의 근황을 세세히 보도하며 5.18에 대한 책임론을 암시했다. 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이 최근 전씨의 고향인 합천 소재 일해공원에서 '화려한 휴가' 상영 저지에 나서는 모습도 함께 보여줬다. 이날 방송후 인터넷 상에서는 전씨를 둘러싼 논쟁이 격렬하게 재연됐다. 준비중인 영화도 있다. 이해영 감독의 '26년'(가제)이다. 이 영화의 주요 소재는 전두환 암살 프로젝트다. 강풀의 인기만화가 원작으로 계엄군으로 광주 시민들을 죽인 죄책감에 평생을 시달린 한 재벌이 죽기 전에 전두환을 암살하기 위해 당시 사망한 시민군 2세들을 불러 모은다는 스토리다. 가상이긴 하지만 전씨 암살을 조폭, 경찰, 사격선수, 조각가 등의 여러 등장 인물이 실감나게 추진한다는 점에서 앞선 두 작품보다 사회적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여러 전적 대통령들 가운데서도 박정희('그 때 그사람' 등)와 전두환, 유독 두 명만이 충무로의 영화 소재로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 사실이 이채롭다. mcgwire@osen.co.kr 영화 '오래된 정원'과 '화려한 휴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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