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정말 빡빡한 일정이다. 괜히 '혹사'란 푸념이 나오는 게 아니다. AFC(아시아축구연맹)가 유럽, 남미 중심으로 짜여진 FIFA(국제축구연맹) A매치 일정을 좇으려다 작금의 상황이 닥쳤다. 9일 오전(한국시간)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1-0 승리로 마친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회복할 틈도 없이 곧바로 오는 12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리아와 예선 3차전 홈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속에서 90분 격전을 치른 올림픽호는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일정상 하루 쉬는 것처럼 돼 있지만 불볕 더위에 휴식은 커녕 회복 훈련조차 어렵다. 마나마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번 비행은 경유지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보내는 5시간 가량의 대기 시간을 포함해 12시간이 훌쩍 넘는 긴 여정이다. 예정대로 귀국할 경우 올림픽호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4시 45분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대표팀 숙소인 파주 NFC로 곧바로 이동해도 빨라야 저녁 식사 무렵인 오후 7시가 넘어서 여장을 풀 수 있다. 결국 회복이 목적이 아닌, 전술 훈련이나 패싱 및 슈팅 훈련 등 제대로 된 훈련은 11일 단 하루, 한 차례 밖에 할 수 없다. 욕심같아선 더 많은 훈련을 하고 싶지만 중동에서 보낸 열흘간의 시간을 감안할 때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다. 박성화 감독도 지난달 31일 올림픽팀 엔트리 발표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홈 어드벤티지를 충분히 활용해야 하는데 이번 시리아전은 휴식도 없이 빡빡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불평한 바 있다. 또 박 감독은 "중동과의 시차와 비행시간 등도 고려해야 하는데 AFC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미흡하기 짝이 없는 아시아 축구 행정을 비판했다. 요즘 모 개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유행어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처럼,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머나먼 중동과 국내를 오가느라 대단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