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멀어진' 亞 축구, 중동-극동 분리 해법?
OSEN 기자
발행 2007.09.09 18: 34

"아시아 축구는 이번 월드컵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9일 막을 내린 17세 이하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에 대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의 소감이다. 정 회장은 대회 폐막식에 앞서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축구는 이번 청소년 월드컵을 통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현재의 발전 속도로는 세계축구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불행하게도 이는 모두 사실이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개최국 한국. 박경훈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아예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해 국제적인 망신을 샀고 그래도 일본 북한 타지키스탄 시리아는 각조 3위로 나란히 16강에 올랐으나 8강 진입에는 실패했다. 반면 유럽과 남미에 이어 '제3의 세력'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는 청소년 레벨에서 늘 그래온 것처럼 강세를 보이며 4강에 나이지리아와 가나를 올려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은 뚜렷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극동과 중동의 분리를 조심스레 언급했다. 9일 오전 마나마에서 열린 바레인과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을 예로 든 정 회장은 "극동부터 중동까지 전체를 아우르기엔 대륙이 너무 크다"고 말해 지역별 분리도 좋은 해법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사실 극동과 중동의 분리는 아시아 축구 내부에서도 꾸준히 거론되는 문제. 비행시간만 10시간이 훨씬 넘는 긴 거리를 오가며 경기를 치르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른다. AFC가 유럽의 UEFA챔피언스리그를 본따 야심차게 출범시킨 AFC 챔피언스리그가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축구계 일각에선 오세아니아 대표격인 호주를 끌어들인 것도 동아시아의 세력 확장을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곤 한다. 국내에선 단독으로 처음 치러진 FIFA 대회, 17세 이하 월드컵. 세계 무대와의 실력차를 절감한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축구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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