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U-17 감독, 뇌종양 이긴 '인간 승리의 상징'
OSEN 기자
발행 2007.09.09 19: 56

'뇌종양 이겨낸 인간 승리의 상징'. 9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IFA U-17월드컵 3~4위전에서 독일이 에스바인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독일은 이번 대회 3위를 기록했다. 사실 독일의 3위는 놀랄 만했다. 독일은 지난 5월 유럽 예선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가까스로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같은 유럽 대륙의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등에 비해 결코 나은 전력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하지만 독일은 승승장구했다. F조에 배정된 독일은 2승 1무 11득점 5실점으로 엄청난 공격력을 보였다. 16강전에서도 미국을 2-1로 누른 독일은 8강에서 잉글랜드를 4-1로 대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비록 4강전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7경기에서 20골을 기록한 독일의 막강 공격력은 이번 대회 최고 레벨이었다. 이같이 막강한 독일의 공격력을 키운 이가 바로 감독인 하이코 헤를리히다. 헤를리히 감독은 현역시절 바이어 레버쿠젠,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에서 뛰며 탁월한 포워드로 활약했다. 1989년부터 2004년까지 258경기를 소화한 그는 76골을 넣으며 탁월한 득점감각을 선보였고 독일 대표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진정으로 빛난 것은 2000년 찾아온 뇌종양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2000년 뇌종양 판정을 받은 헤를리히 감독은 6주간의 강도높은 화학 치료를 받았고 결국 2001년 3월 완치됐다. 조기 발견과 함께 축구에 대한 강한 의지가 헤를리히를 다시 살려낸 것이다. 이같은 모습은 현재 독일 U-17 대표팀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됐고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이다. 헤를리히 감독은 지난 6일 나이지리아와의 4강전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뇌종양이 나의 공적인 생활에 영향을 준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뇌종양이라는 큰 고난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현역생활을 끝낸 헤를리히 감독. 그에게 U-17 월드컵 3위라는 영광은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던 것의 충분한 보상일 것이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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