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의 2위로 가는 길이 험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주 시즌 3번째로 5연승을 기록했으나 연승 행진이 끝나자마자 2연패를 당했다. 지난 8일 문학 SK전에서 0-8, 9일 대전 현대전에서 3-8로 완패하며 2연패했다. 특히 현대와의 대전 홈경기 역전패가 뼈아팠다. ‘필승카드’ 안영명을 내세우고도 9회 5점을 내주며 역전패해 그 충격파가 컸다.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에서 안영명과 구대성을 모두 내고도 4-5로 역전패한 충격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시즌 막판 2위를 향한 중요한 고비에서 불펜의 붕괴에 따른 역전패는 김인식 감독의 근심을 가중시키는 큰 부담 요소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한화의 팀 방어율은 4위(3.55)다. 하지만 선발진 방어율에서는 당당히 1위(3.53)에 랭크돼 있다. 선발투수 5회 이전 강판이 14차례로 가장 적으며 퀄리티 스타트는 59회로 가장 많다. 선발진 평균 투구이닝도 6이닝(5.95)에 육박할 정도. 물론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발진 투구이닝이다. 류현진과 정민철이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한 가운데 외국인투수 세드릭 바워스가 제3선발로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정민철·세드릭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꾸준함의 대가들이다. 그러나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불펜 방어율은 3.49로 전체 4위. 그러나 한화 불펜이 8개 구단 중 투구이닝(2.86)이 가장 적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셋업맨 안영명과 마무리투수 구대성은 나란히 블론세이브를 4개씩 기록했다. 문제는 안영명과 구대성을 제외하면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들어 안영명이 잦은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올 시즌 53경기에서 87이닝을 소화한 영향이 없지 않다. 볼 스피드는 평균 145km 내외를 찍고 있지만 볼 끝이 무뎌져 위력이 감소됐다. 왼쪽 무릎 상태가 정상이 아닌 구대성도 아직 예의 존재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도 불펜 강화를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역 최고령’ 송진우를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용하고 있는 김 감독은 6월초 허리디스크 및 고관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돌아온 문동환도 일단 구원 투수로 기용하고 있다. 그러나 두 베테랑 투수 모두 믿고 맡길 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감독의 고민이다. 엔트리 확대에 맞춰 2군에서 유원상·김경선 등 젊은 피들을 불러들였지만 살얼음 승부에서 등판시킬 정도의 안정감은 갖추지 못했다. 세드릭의 불펜 등판 자청도 괜한 것이 아니었다.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세드릭의 한시적 불펜 전환도 고려해 봐야 할 판이다. 2위 두산과의 승차는 2.5경기. 두산보다 5경기가 더 남아있는 한화로서는 2위 자리를 포기하기에 이른 시점이다. 그러나 2위 도전이 자칫 실패로 돌아가면 포스트시즌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 김인식 감독을 더욱 고민케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불펜이 선발진 못지않은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2위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절대목표를 위해서라도 불펜 강화는 시즌 막판 한화가 해결해야 할 최대 숙제가 될 전망이다. 안영명-구대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