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의 포지션은 어디로 할 것인가?'. 행복한 엄살이다. 지난 9일 마나마에서 열린 바레인과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1-0으로 승리, 쾌조의 2연승을 내달린 박성화호가 이상호(20, 울산 현대)의 포지션을 놓고 진지한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바레인전에서 이상호는 최상의 몸놀림을 보여줬다. 자신이 가장 본받고 싶은 선배로 꼽은 박지성처럼 쉴 새 없는 움직임과 뛰어난 돌파력으로 축구팬들의 많은 격려와 갈채를 받았다. 한때는 합류 자체도 불투명했던 이상호였지만 지난달 22일 우즈베키스탄전에 이어 바레인전 등 올림픽 최종예선 2경기는 그를 단숨에 신데렐라로 만들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각광받고 있는 이상호는 우즈벡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동점 헤딩골을 터뜨려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바레인전에선 오른쪽 날개로 출전해 출중한 몸놀림을 보였다. 오는 12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예선 3차전을 앞둔 박성화 감독으로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 이상호에게 원톱의 배후를 책임지는 섀도 스트라이커 위치에는 한동원, 심영성 등이 즐비하고, 오른쪽 측면에는 바레인전에 경고 누적으로 빠졌던 이근호(대구 FC)가 복귀함에 따라 잠시 외도했던 김승용(광주 상무)이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박 감독으로선 이근호의 기용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변수는 오장은(울산 현대)이 경고누적으로 시리아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 어쩌면 박 감독은 이상호를 중앙 미드필드로 배치해 공수의 전개를 풀어가는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무엇을 맡기더라도 제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는 이상호의 자신감과 패기가 이번 시리아전에선 어떻게 드러날지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