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개봉한 ‘디 워’는 많은 논란 속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영화 부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1일 첫 방송되는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도 여러 면에서 ‘디 워’와 닮은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결과까지 점칠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막연히 '닮았다'고 한 점들을 조목조목 짚어 보자.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디 워’와 ‘태왕사신기’의 첫 번째 공통점은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디 워’의 제작비는 정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300억 원 정도가 투입됐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태왕사신기’의 제작비는 드라마 사상 최대인 430억 원이다. ‘디 워’는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CG에 투입했고, ‘태왕사신기’는 배용준 문소리 최민수 박상원 오광록 윤태영 등 초호화 캐스팅과 CG에 많은 공을 들였다. ‘디 워’와 ‘태왕사신기’는 양치기 소년? ‘디 워’와 ‘태왕사신기’는 개봉일과 방영일이 계속 미뤄진 점도 닮았다. ‘디 워’는 지난해부터 개봉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올 초까지 개봉일이 계속 미뤄졌던 ‘디 워’는 할리우드 개봉을 확정하고 국내에서 먼저 공개됐다. ‘태왕사신기’의 행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작 소식이 전해진 후 방송 시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차일피일 미뤄졌고, 심지어 김종학 PD는 기자회견을 열어 제작에 큰 문제가 없고 반드시 방송된다고 공개적으로 자신하기까지 했다. 자꾸 방송일이 미뤄진 ‘태왕사신기’는 곡절 끝에 10일 스페셜 방송을 시작으로 시청자들에게 그 실루엣을 선보이게 됐다. ‘꼭꼭 숨겨라’, 신비주의 전략 ‘디 워’와 ‘태왕사신기’의 세 번째 공통점은 신비주의 전략이다. 두 작품 모두 제작은 되고 있었지만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관심이 높은 만큼 언론의 취재열기가 높았지만 제작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정말 제작이 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만큼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디 워’의 경우엔 CG가 엉망이라는 억측이 나돌았고, ‘태왕사신기’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봉일과 방영일에 맞닥뜨려서야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주의 전략으로 언론은 물론 관객과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최대의 관건은 CG!’ CG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디 워’와 ‘태왕사신기’의 네 번째 공통점이다. ‘디 워’가 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주된 요인은 바로 CG였다. 그리고 ‘디 워’의 CG는 다소 빈약해보이는 스토리의 약점을 커버하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태왕사신기’도 한류스타 배용준을 비롯한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그 보다 더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 CG다. 특히 기존의 ‘퓨전사극’이라는 장르를 넘어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도 역시 CG에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자태를 드러낸 ‘태왕사신기’의 CG가 시청률 견인에 얼마나 공을 세울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꿈꾸다 ‘디 워’와 ‘태왕사신기’의 마지막 공통점은 바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디 워’는 ‘용가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심형래 감독이 더 나은 CG로 무장한 작품을 가지고 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들어간 영화다. 그 결과 ‘디 워’는 오는 14일 미국에서 2000개 이상의 개봉관을 확보해 한국영화 최초 대규모 개봉이라는 꿈을 현실로 이뤘다. ‘태왕사신기’ 또한 전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본 내 한류 최고의 스타 배용준을 비롯해 수많은 톱연기자들이 가세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응당 해외 수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왕사신기’, ‘디 워’ 흥행돌풍 닮을까? ‘디 워’와 ‘태왕사신기’는 이처럼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디 워’는 개봉 직후부터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이며 800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흥행 순위 5위에 올라섰다. 10일 스페셜 방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송을 앞둔 ‘태왕사신기’가 ‘디 워’의 흥행을 닮아 시청률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 가능성은 높다. 특히 ‘디 워’가 한 주 앞서 개봉한 ‘화려한 휴가’와 더불어 쌍끌이 흥행몰이를 했던 것처럼 먼저 시작한 SBS 드라마 ‘왕과 나’와 함께 안방극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