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홈런-20도루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달성을 눈 앞에 둔 양준혁(38, 삼성 외야수)이 팀의 2위 등극을 위해 마음을 비웠다. 11일 현재 타율 3할2푼3리(387타수 125안타) 21홈런 67타점 70득점 17도루를 기록 중인 양준혁은 도루 3개만 추가하면 이종범(37, KIA 외야수)이 지난 2003년 9월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세웠던 최고령 기록(33세 28일)을 갈아치우게 된다. 양준혁은 세 차례(1996, 1997, 1999년)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올 시즌 20-20 클럽을 달성할 경우 박재홍(34, SK 외야수)과 함께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한다. 11일 경기가 없어 대구구장서 가진 훈련 후 만난 양준혁은 "사실상 한 달 전부터 마음을 비웠다.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괜히 욕심부리면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10일 현재 삼성은 2위 두산과 0.5게임 차, 4위 한화와 2게임 차로 그야말로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무리 지으려는 삼성으로선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 순위가 결정되면 도전해 볼 만하지만 여유를 부릴 상황도 아니고 심정수-박진만 등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굳이 무리할 필요없다는 게 양준혁의 생각. 이어 "20-20 클럽 달성은 숫자에 불과하다. 팀에 보탬이 되면서 기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4일 대구 SK전에서 올 시즌 17번째 도루를 성공시킨 양준혁은 팀을 위해 대기록 도전을 사실상 접었다. 욕심을 부릴 법도 하지만 팀의 성적이 우선이라는 것. 양준혁의 마음 가짐을 통해 베테랑의 참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