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불운의 17패가 안겨준 '절대 과제'
OSEN 기자
발행 2007.09.12 08: 54

에이스의 17패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KIA 에이스 윤석민(20)이 지난 11일 광주 한화전에서 4이닝 5실점과 함께 무려 17패(중간투수 1패 포함)의 수렁에 빠졌다. 8개 팀 투수 가운데 최다패이고 승리는 불과 7승.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이다. 장명부가 지난 85년 청보시절 기록한 한 시즌 최다패전 25패에 맞먹는 기록이다. 왜 그럴까. 그는 140km대 후반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을 던진다. 제구력도 갖췄고 구위로는 8개 팀 에이스들에 견줘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타선 지원을 받았다면 10승은 무난했다. 25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는 모두 14번. 물론 7승 모두 퀄리티 스타트 경기에서 따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놓친 7경기에서 3경기만 건졌다면 10승은 무난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불운했던 경기가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 경기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후반기에서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첫 풀타임 선발로 인한 체력 부족 탓인지 대량 실점 경기들이 많다. 올해 5자책점 이상 6경기 가운데 8월 이후에만 4경기였다. 각종 수치도 부족한 구석이 없지 않다. 윤석민은 160이닝을 던져 156안타를 맞았고 사사구는 73개를 내줬다. 피안타율은 2할6푼2리에 이른다. 평균 자책점은 3.66. 안타수는 이닝당 1개꼴이다. 이닝당 안타와 사사구 허용률(WHIP)은 1.43에 이른다. 사사구와 안타를 포함하면 2이닝당 대략 3명의 주자를 내보냈다.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8개 팀 에이스 가운데 윤석민의 피안타율, WHIP, 평균자책점은 모두 두 번째로 높다. 피안타율은 롯데 손민한(.267), WHIP는 SK 레이번(1.46), 평균자책점은 김수경(3.68)이 가장 높았다. 윤석민은 이들과 비슷한 수치였다. 결론적으로 내년 시즌 윤석민에게 주어진 과제는 피안타율, WHIP, 평균자책점을 낮춰야 한다는 점. 더욱이 체력적인 보강이 필요하다. 아킬레스건은 신인 때부터 갖고 있는 고질병으로 체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각별한 관리와 치료를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승부처에서 집중타를 맞고 주저앉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점을 하면 눈에 띠게 볼이 몰리는 경향이 짙다. 유순해 보이는 얼굴이지만 다혈질이어서 스스로 무너진다. 아무래도 경험 부족이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정환 감독은 "올해 윤석민은 잘 던졌다. 타자들이 반성해야 된다"고 하면서도 "올해는 선발 첫 해이기 때문에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패배도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물론 올해의 값진 경험이 뒷받침 된다면 내년에는 확실한 에이스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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