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지난 10일 서울 상암 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치러진 K리그 2군경기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중 나온 일련의 사태들은 K리그가 제 방향을 찾아가는지 의문을 던져준다. 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뛰쳐나갔던 안정환(31, 수원)의 행동도 지나쳤지만 이를 야기한 서울 서포터스의 과격한 도발은 그대로 묵과하고 덮어두기엔 사안이 심각했다. 서포터스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팀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것은 축구 경기에 있어 결코 빠져선 안될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해도 선수에 대한 인신 공격성 발언은 삼갔어야 했다. 이날 관중들에게 뛰어가 거칠게 항의해 물의를 빚은 안정환은 한 인터뷰에서 "참았어야 했지만 가족과 개인 신상에 대해 욕을 하는데 참을 수 없었다"고 팬들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여기에 10대 20대 젊은 층뿐 아니라 30대까지도 포함돼 있었다는 것. 안정환은 "학생들 사이에서 30대 어른까지도 함께 욕을 하는 것을 봤을 땐 만감이 교차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꼭 K리그에서만 빚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16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K3리그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6월 16일 잠실 보조구장에서 열린 서울 유나이티드와 대구 파워 트레인의 경기에서 서울 서포터스와 대구 선수들간에 충돌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대한축구협회 K3 운영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던 서울 유나이티드의 경기서 보름 만에 또 일이 벌어졌다. 6월 30일 양주에서 벌어진 양주 시민구단과의 원정경기서 양 팀 선수들간 충돌이 빚어졌고 여기에 서울 서포터스가 가세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서울 구단 홈페이지 중계방송팀도 다소 과격하고 편파적인 코멘트로 방송을 하다 양주 관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서울 유나이티드에 내려진 것은 무관중 경기 조치였다. 안정환 사건과 K3리그 2차례 사태와 관련, 축구에 대한 서포터스의 순수한 열정이 다소 과격하게 표현된 게 아니냐는 옹호성 의견도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다수 팬들은 선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실제로 FC 서울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이번 행동은 지나쳤다" "인신 공격은 삼가하자' 는 자성의 의견들이 대세를 이뤘다. 비록 '엎지러진 물'이 됐지만 아직은 한국 축구가 희망적인 이유다. yoshike3@osen.co.kr 안정환이 12일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참석,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