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돌핀스타디움(마이애미), 김형태 특파원] 아쉽게 개인 첫 10승은 놓쳤지만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는 데다 팀이 4시간 9분에 걸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매 경기 등판하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10승을 의식하지는 않았다"며 "팀이 이길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 것 같아 기분이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승리를 놓쳤다. ▲괜찮다. 오늘 투구에 만족한다. 팀도 이겼으니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 선발 투수의 임무를 나름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으로 됐다. -아쉽게 10승이 무산됐는데.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등판했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니 내 할 도리는 했다고 본다. -그래도 시즌 첫 10승은 한 번 해보고 싶지 않은가. ▲남은 등판이 3차례 정도 되니까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매 경기 마다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하지만 굳이 10승에 연연해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9승에 그쳐도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공만 던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5회 2사를 잘 잡아놓고 홈런 2방을 허용했는데(김병현은 이날까지 최근 3경기 동안 홈런 5개를 허용했다). ▲타자들이 잘 쳤다고 본다. 아쉬움도 있긴 하다. 라이언 처치에게 맞을 때 던진 공은 체인지업인데 한 가운데 낮게 잘 떨어졌다. 처치가 잘 쳤고, 바람의 영향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느린 변화구로 승부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런 점에서 윌리 모 페냐에게 허용한 것도 약간 찜찜한 구석이 있다. 결과적으로 실투라고 판단하는 데 큰 후회는 없다. 요즘 홈런이 많은 것은 분위기를 잘 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 던지다가 순간적으로 방심한 탓에 한두개씩 맞는다. -2경기 연속 미겔 올리보와 호흡을 맞췄는데(김병현의 전담포수 맷 트레너는 무릎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혀 영향 없다. 어차피 포수를 가리지 않는 만큼 누가 앉아도 상관 없다. 오늘도 내가 주도적으로 사인을 냈다. 올리보와도 잘 맞는 편이다. -공을 113개나 던졌다. 무더위에 힘들지 않았나. ▲하도 더워서 그런가. 오늘은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더라. 기분 같아서는 200개도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 5회말 타석 때 감독이 더 던질 수 있느냐고 물어보길래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프레디 곤살레스 감독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며 "선발 김병현을 비롯해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해줬다. 특히 김병현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준 점에서 공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