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항의가 잦아진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9.13 08: 20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또 항의를 했다. 지난 12일 롯데와의 홈경기 도중 최향남의 2루 견제를 문제 삼은 것이었다. 그러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김 감독은 곧바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그 직후, 타석의 박재상은 2루주자 박경완을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SK가 2-0으로 달아나 승기를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이에 앞서 7일 LG전서도 항의한 적이 있다. SK가 1-2로 따라붙고 주자를 2루에 둔 상황에서 4번타자 이호준이 구심의 볼 판정을 불평하자 김 감독이 직접 나와 항의했다. 이때도 약간 제스처가 격하긴 했으나 김 감독은 곧바로 덕아웃에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이호준은 볼넷을 골라 나갔고, SK는 LG 2루수의 플라이 타구 실책에 힘입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가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악명(?)과는 달리 올 시즌 SK 감독 취임 이래 김 감독은 거의 항의를 하지 않았다. SK가 억울하게 느낄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발휘한 김 감독을 두고 SK 내부에서조차 놀랄 정도였다. 그런데 SK가 우승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최근 들어 김 감독이 벤치에서 나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9일 LG전 연장 승리 이후 의미심장한 답변을 던져줬다. "심판 판정에 불만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기 위해서"란 요지의 대답이 그것이다. 김 감독이 항의 직후 곧바로 물러선 점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우승 매직넘버가 줄어들수록 SK 선수들이 마음 한 구석에 자만심을 갖는 것은 불가항력적 현상일 수 있다. 여기서 김 감독의 어필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각도는 다르지만 김 감독이 두산 에이스 리오스를 걸고 넘어진 것도 맥락은 유사하다.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서라면 자기가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심리전을 불사하겠다는 김 감독의 의중이 비쳐진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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