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다. 하지만 올 가을 극장가에는 여성들을 소재로 한 여성들의 영화들이 연달아 개봉한다. 먼저 10월 3일에는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 주연의 영화 ‘행복’이 개봉한다. 요양원에서 만난 두 남녀가 행복한 연애를 시작하지만 결국 잔인하게 변해가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국 멜로 영화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허진호 감독의 2년 만의 복귀작이자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의 호연이 더해져 사랑의 쓴 맛과 단 맛을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또 조선시대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궁녀들의 비밀을 다룬 궁중미스터리 ‘궁녀’도 10월에 개봉한다. 여성 최초의 전문직업인 궁녀를 소재로 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자 감독 프로듀서 주연배우 등 제작진 대부분이 여성이다. 주인공 박진희 외에도 윤세아 서영희 임정은 전혜진 등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연 이태란 주연의 ‘어깨너머의 연인’도 10월 18일 개봉해 여심을 자극한다. 결혼과 연애, 일, 섹스 등 현대 여성들의 관심사에 대한 솔직한 수다를 그린 영화다. 4년 만에 주연으로 컴백한 이미연과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딛은 이태란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뿐만 아니라 이미연과 이태란이 선보이는 컬러풀하고 패셔너블한 의상과 소품,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하고픈 멋진 카페들까지 보는 즐거움도 함께 선사한다. 10월 25일에는 13년 동안 남편에게 당하면서도 참는 것으로 일관한 평범한 주부가 남편과 이종격투기로 한판 붙는 ‘펀치레이디’가 개봉한다. 자신의 행복해질 수 있는 권리를 위해 불가능해 보이는 상대와의 대결을 선포한 주부 하은은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물할 예정이다. 평범하게 살아오다가 펀치레이디로 성장해가는 하은 역을 맡은 도지원은 내면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격투기 장면을 대역없이 직접 연기는 열정을 발휘했다. 여기에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내니 다이어리’(10월 3일 개봉)가 가세해 올 가을 극장가 여성 물결에 힘을 보탠다. 뉴저지 출신인 애니가 우연히 뉴욕의 최고 상류층에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 유쾌하게 담아냈다. 뉴욕 맨하탄 최고의 상류사회를 화려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한 이 영화는 지난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뒤를 이을 여자들의 영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