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야구, 그리고 경험 미숙. 4위 한화에 4.5경기 차로 벌어지면서 4강행이 힘들어진 김재박 LG 감독이 이번 시즌 실패의 이유에 대해 자가 진단을 내놓았다. 팀을 위한 플레이 부족과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를 '뻘야구', '경험 미숙'으로 표현했다. 뻘야구는 경상도 표현으로 아마추어식 야구를 뜻하는 말이다. 김 감독은 13일 광주 KIA전에 앞서 만나 "아직 우리 선수들은 팀이 아닌 개인적인 기록에 집착하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냥 크게 휘두르는 뻘야구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며 "사실 스프링캠프에서 작전이 걸릴 때 땅볼 타구를 날리거나 번트를 대는 것 등을 많이 연습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들어오니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큰 경기에서 경험 미숙을 지적했다. 그는 "8월 이후 매 경기가 중요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에서 떨고 있었다. 최근 5년 동안 4강에 들어가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큰 경기에서 번번이 무너진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아쉬움을 나타낸 순간은 지난 7일 SK전. 2-1로 앞선 9회말 2사1,2루 평범한 플라이를 LG 김우석이 놓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김 감독은 " 하나의 플레이에 한 팀의 성패가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장면을 두고 이르는 말이었다. 기본기가 바탕으로 깔려야 된다"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삼성의 마운드를 예로 들어 투수력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불펜 투수들은 우리 팀에 오면 모두 마무리로 쓸 정도로 좋다. 마운드가 좋은 팀은 그만큼 강하다"며 LG 마운드의 힘이 아직은 강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끈끈한 결속력이 생겼다는 점에는 큰 점수를 주었다. 김 감독은 "올해는 이종렬, 최동수가 후배들과 함께 팀을 이끌어주었다. 우리가 역전승을 많이 한 이유도 선수들간의 결속력과 해보자 하는 의식이 생겨서였다"며 선수들의 단결력에 높은 평가를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호주(시드니)에서 가을캠프를 갖는다. 기본기부터 시작할 것이다. 번트, 진루타 능력 등을 확실하게 다질 것이다"며 특유의 시스템 야구를 본격적으로 완성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