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 유원상, "승리투수될 줄 몰랐다"
OSEN 기자
발행 2007.09.13 22: 08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한화 1차 지명으로 계약금 5억 5000만 원을 받고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유원상(21, 투수)은 유승안 전 한화 감독의 아들로 더 유명한 선수. 고교 시절 한기주(KIA)-나승현(롯데)과 함께 고교 투수 빅3로 군림했던 유원상은 입단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교 시절 어깨를 나란히 했던 친구들이 프로 무대에서 눈부신 투구를 펼칠 때 유원상은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복수의 칼날을 세웠다. 지난 1일 엔트리 확대로 첫 1군 무대에 오른 유원상은 8일 문학 SK전에 데뷔 첫 1군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11일 광주 KIA전서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3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원정 경기는 유원상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 선발 세드릭이 1회 수비 도중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은 직구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하며 2⅓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유원상은 경기 후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선배 김경선이 2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당연히 승리 투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 유원상은 "경선이 형에게 축하 인사까지 했는데 어리둥절하다"며 데뷔 첫 승 소감의 운을 뗐다. 이어 유원상은 "2년 동안 2군에 머물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 뜻밖이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 세드릭이 뜻밖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는 게 유원상의 설명. 고교 동기들의 선전 속에 아쉬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작년에는 착잡했지만 1∼2년 야구할 것도 아니고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팀이 2위에 오르기 위해 감독님이 등판하라고 하면 제 몫을 해내며 2위 등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김인식 한화 감독은 "선발 투수가 번트 수비하다 아프다고 해 순간적으로 막막했는데 교체하는 신인 투수들이 잘 해줬고 구대성이 오랜만에 최고 피칭을 했다"고 평가했다. 1회 선취점을 얻고도 마운드의 난조로 패한 선동렬 삼성 감독은 "2득점 후 심정수의 에러로 인해 분위기가 바뀌었고 한화 타자들이 우리보다 집중력이 앞섰다"고 전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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