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톰 글래빈(41.뉴욕 메츠)은 난감하다. 말 한 마디에 온갖 언론의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글래빈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복귀 의사를 나타냈다. 당초 300승을 달성하면 은퇴하겠다고 얘기해았기 때문에 글래빈의 이 말은 뉴욕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뉴욕포스트는 아예 글래빈이 내년에도 메츠에서 뛸 공산이 크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하루가 지난 13일 셰이스타디움 덕아웃에는 기자들이 진을 쳤다. 각종 뉴욕언론에서 메츠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저마다 글래빈에게 달려들어 복귀 의사가 확실한지를 물어봤다. 갑작스런 기자들의 공세에 난감해진 글래빈은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다. 좀 더 두고봐야겠다"며 슬그머니 한 발 물러섰다. 그러자 다음날 뉴욕 언론들의 보도가 가관이다. 보도 내용이 제각각이다. '300승을 거뒀음에도 글래빈은 은퇴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다(버겐레코드)'는 중립적인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글래빈은 내년 복귀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뉴스데이)' '글래빈은 내년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스타레저)' 같은 뉴욕포스트의 보도내용을 뒤집는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뉴욕포스트와 같은 타블로이드 신문인 는 '글래빈은 2008년 메츠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고 동종업계 라이벌의 손을 들어줬다. 권위지 도 '션 그린이 아닌 글래빈이 내년 메츠에 복귀할 것'이라고 뉴욕포스트를 거들었다. '글래빈 복귀설'의 여파인지 불똥은 엉뚱한 앤디 페티트(뉴욕 양키스)에게도 튀었다. 뉴욕데일리뉴스와 스타레저는 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아 있는 페티트에게 달려가 은퇴할 생각이 있는지를 캐물었다. 황당해진 페티트는 말을 얼버무리면서 상황을 모면해야 했다. 글래빈은 당초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지만 포스트시즌을 치러봐야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일말의 여운을 남긴 것이다. 솔직하게 속마음을 밝힌 글래빈이지만 기자들의 호된 질문 공세를 받아야 했던 그는 결국 당초 밝힌 입장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뉴욕에서 그의 존재감을 알려주는 일화이지만 말 한 마디 때문에 두 눈을 부릅 뜬 수많은 기자를 상대해야 했던 글래빈으로선 적잖이 고달펐을 듯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