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의 색다른 고민, "삼진이 많아서…"
OSEN 기자
발행 2007.09.14 06: 45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삼진에 자꾸 맛 들이면 안되는데…'.
지난 13일(한국시간) 워싱턴전이 끝난 뒤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은 색다른 고민을 털어놨다. 최근 늘어난 삼진수 애기를 하면서 "그러면 안되는데 자꾸 맛이 들리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요지는 이렇다. 평소 투구수가 많은 자신은 가급적이면 효과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잡아야 하고, 그러자면 삼진 보다는 쉽게 맞혀잡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병현은 올 시즌 104⅓이닝 동안 탈삼진 97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1개에에 육박하는 수치다. 삼진비율만 본다면 선발전업 후 커리어 최고라고 볼 수 있다. 129개로 개인 최다 탈삼진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155이닝을 던졌다.
9월 들어 김병현의 삼진수는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선발등판한 3경기(16⅔이닝) 동안 무려 21명의 타자를 돌려세웠다. 워싱턴전에선 개인 2번째 10K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진이 많다는 건 그만큼 공의 위력이 늘어났다는 증거다. 요새 김병현의 구위는 절정에 오른 느낌이다. 가끔씩 집중력을 잃기도 하지만 요즘 그의 공을 제대로 맞힐 수 있는 타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김병현은 삼진이 늘어난 비결을 강약조절에서 찾았다. "플로리다로 다시 복귀하면서 스피드 변화에 신경쓰고 있는데 이게 효과를 보고 있다. 힘으로만 윽박지르지 않고 스피드를 줄여 구사하는 체인지오브페이스가 잘 통한다".
그러면서 김병현은 한 가지를 덧붙였다. "삼진을 잡으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투구수가 늘어나 고민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 투스트라이크만 잡으면 나도 모르게 삼진을 의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삼진을 의식하면 투구수가 늘어나고 볼넷도 많아지기 마련이므로 삼진은 양날의 칼이라는 얘기다.
요즘 들어 부쩍 삼진이 많아진 김병현은 최근 3경기서 합계 5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삼진과 볼넷의 비율은 21-5에 달한다.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하다.
문제는 그의 말처럼 투구수에 있다. 7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9월 3경기서는 매번 95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이유가 뭘까. 원인은 피안타수에 있다. 합계 24개의 안타를 허용해 이닝당 1.45개에 달한다. 이닝당 공 20개 이상을 던지는 경우가 잦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진이 많은 동시에 피안타도 늘어난다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선발투수로 롱런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는 김병현이지만 이 점은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한편 플로리다는 아직 17일 이후 로테이션을 예고하지 않았지만 일정상 김병현은 오는 19일 애틀랜타 원정경기 선발이 유력하다. 상대 선발은 '영원한 에이스' 존 스몰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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