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의 손'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 전격 사임
OSEN 기자
발행 2007.09.14 07: 13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 최악의 스몰마켓팀을 리그의 강자로 탈바꿈시킨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트윈스 단장이 전격 사임했다. 라이언은 14일(한국시간) 지난 13년간 역임해온 정든 미네소타 단장직을 떠난다고 밝혔다. 공식 직함을 버린 대신 그는 고문 자격으로 구단 운영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라이언은 갑작스런 사임의 이유를 더 이상 즐거움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겼을 때 의기양양했고 졌을 때는 슬펐는데 요즘 들어 갑자기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 승리해도 예전만큼 즐겁지 않다"며 "이는 단장으로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균형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구단 파산을 고려하던 미네소타는 이후 아메리칸리그의 강호 중 하나로 탈바꿈했다. 라이언이 '마법'을 부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라이언의 최고의 역작은 현역 최고 좌완으로 추앙받는 요한 산타나다. 1999년 마이너리그 선수 재리드 캠프를 내주고 플로리다에서 데려온 산타나는 첫 3년간 리그 셋업맨으로 자질을 과시한 뒤 2003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전환, 사이영상을 2차례나 수상했다. 산타나 외에도 조 마우어, 저스틴 모너 같은 대표적 선수들이 라이언의 안목을 통해 발굴돼 스타로 성장했다. 덕분에 1991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던 미네소타는 2000년대 들어 강자로 변신했다. 2002년부터 3년 연속, 최근 5년간 4차례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미네소타는 열악한 재정 상태 탓에 더 이상 지출이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 트레이드 데드라인 당시 주목할 만한 선수 영입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이번 겨울 FA로 풀리는 외야수 토리 헌터 재계약도 사실상 포기했다. 더구나 내년 시즌 후에는 팀의 '아이콘'인 산타나가 FA 자격을 얻는데 미네소타는 산타나를 잡을 엄두를 못낸다. 라이언의 갑작스런 사임 배경에는 이처럼 현실적인 고민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1989년 구단 관리부장으로 미네소타에 발을 담근 라이언은 1994년 앤디 맥페일의 후임으로 단장 직에 부임했다. 부임 초창기에는 "별볼일 없는 GM"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여론의 반응은 21세기 들어 완전히 바뀌었다. 올 시즌 미네소타는 승률 4할9푼3리로 플레이오프 탈락이 거의 결정됐다. 하지만 라이언은 "100승도 할 수 있고 100패도 할 수 있는 게 야구"라며 성적 부진이 사임의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밝혔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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