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의 기세가 조용하지만 무섭다. 4위 한화는 지난 13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에서 7-4로 역전승하며 3연승, 3위 삼성과의 승차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 2위 두산과의 격차도 1.0게임으로 줄였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가 많아 눈에 띄지 않았지만 시즌 막판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셈이다. 이제 포커스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라 2위 진입 여부로 굳어졌다. 최근 10경기에서 한화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5점. 적지도 그렇다고 높지도 않은 수치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실점은 3.3실점밖에 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괴물’ 류현진이 4번 선발등판, 2차례 완투승 포함 4승에 방어율 1.69의 가공할 만한 활약을 펼치며 에이스의 존재감을 떨쳤다. 마무리투수 구대성도 같은 기간 동안 4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져 3세이브에 방어율 제로의 완벽투로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구대성은 13일 삼성전에서 3개월 만에 ‘1⅔이닝 세이브’를 했고, 경기 후 김인식 감독도 “오랜만에 최고의 피칭을 했다”고 평가했다. 마운드의 눈부신 활약에 비하면 아쉽지만 타선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경기 팀 타율은 2할2푼5리로 보잘 것 없지만 대신 득점권 타율이 3할2푼으로 좋다. 경기당 잔루도 6.5개로 적당한 편이었다. 찬스가 많지도 않았지만 그 적은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린 결과다. 이 기간 동안 제이콥 크루즈가 타율 3할3푼3리·2홈런·6타점으로 중심타자 활약을 한 가운데 이범호가 타율 2할8푼6리·2홈런·8타점으로 뒷받침했다. 지독한 슬럼프에 빠진 4번 타자 김태균이 타율 2할6리·0홈런·3타점으로 부진한 것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 한화는 삼성과 함께 잔여경기가 14게임으로 가장 많이 남아있다. 삼성과의 맞대결이 4게임이나 있고 2위 두산과는 2게임을 남겨두고 있다. 삼성·두산과의 맞대결에서 2위 싸움이 판가름 날 공산이 크다. 한화로서는 상대 전적에서 삼성(5승9패)과 두산(6승10패)에게 모두 뒤지고 있다는 것이 불리한 요소지만, 최근의 조용한 급상승세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특히 삼성에 비해 선발진이 안정돼 있고, 두산보다 잔여경기가 4게임이나 많은 만큼 한화가 2위 싸움의 결정적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한화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