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2위 경쟁' 두산-삼성-한화, 장단점은?
OSEN 기자
발행 2007.09.15 11: 23

[OSEN=이상학 객원기자] 프로야구 2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1위 SK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두산·삼성·한화가 2위 자리를 놓고 촘촘하게 붙어있다. 두산(62승2무52패)이 간발의 차이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삼성(58승4무50패)과 한화(59승2무51패)가 승차 없이 각각 3·4위를 마크, 두산을 1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플레이오프 직행 프리미엄이 주어지는 2위 자리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차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 2위 경쟁을 벌이는 두산·삼성·한화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 두산 * STRENGTH : 두산이 믿을 건 역시 ‘외국인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다. 리오스와 랜들은 각각 18승과 11승으로 거두며 29승을 합작, 올 시즌 두산이 거둔 승리(62승)의 46.8%를 책임졌다. 특히 두산의 팀 전체 투구이닝의 33.9%를 두 투수가 소화했고 이는 8개 구단 전체에서 가장 많은 투수 2명 투구이닝 의존도다. 시즌 막판 들어 랜들이 다소 흔들리고 있는 것이 불안 요소지만 리오스만큼은 굳건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잔여경기가 10게임으로 적으며 일정도 띄엄띄엄 잡혀 있는 두산은 최대 4차례 정도 리오스를 선발 등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WEAKNESS : 동전의 앞뒷면처럼 리오스-랜들을 앞세운 두산의 선발진은 막강 그 자체지만 불펜이 약하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두산의 불펜 방어율은 SK와 삼성 다음으로 좋은 3.22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즌 막판이 될수록 불펜이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 ‘불펜의 히어로’ 임태훈이 9월 4경기에서 1패 방어율 7.71로 부진한 것이다. 올 시즌 순수 셋업맨 중 가장 많은 93⅔이닝을 던진 영향이 없지 않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거리는 마무리투수 정재훈의 부활. 정재훈의 8월 이후 방어율은 겨우 0.69이며 피안타율도 1할8푼8리밖에 되지 않는다. * OUTLOOK : 두산은 잔여경기가 14게임이나 남은 삼성·한화보다 4게임이나 적다. 겨우 1경기 차로 앞서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결과적으로 칼자루는 삼성과 한화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두산으로서는 남은 10경기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리오스와 랜들이라는 막강 원투펀치를 최대한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관건은 방망이. 최근 10경기에서 두산은 경기당 평균 6.6점이라는 고득점을 냈다. 특히 4번 타자 김동주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4할5푼2리·2홈런·8타점이다. 홍성흔도 부상 복귀 후 19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5홈런·18타점의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 삼성 * STRENGTH : 삼성의 강점은 두 말 하지 않아도 불펜이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8개 구단 최강의 불펜이라 평가할 만하다. 지난달 20~21일, 권오준과 권혁을 부상을 이유로 2군에 내려 보냈지만 이후 11경기에서 삼성 불펜은 2승7홀드6세이브 방어율 0.93이라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뽐냈다. 사상 첫 2년 연속 40세이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오승환의 위력이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안지만·윤성환·백정현·정현욱 등이 새롭게 막강 불펜을 형성했다. 게다가 지난 14일에는 권혁이 다시 1군으로 복귀했고 조만간 권오준까지 돌아오면 그야말로 철옹성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 WEAKNESS : 다시 3점 라이온즈가 되어버렸다. 최근 10경기 팀 득점이 정확히 3.0점이다. 서머리그에서 활활 타올랐던 방망이가 가을바람을 맞자마자 식어버렸다. 최근 10경기 팀 타율이 2할4푼6리에 불과한 것도 문제지만 득점권 타율이 2할도 되지 않는 1할8푼3리였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맹수의 킬러 본능이 사라진 것이다. 삼성의 득점권 부진은 4번 타자 심정수의 부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서머리그서 MVP에 오른 심정수는 이후 15경기에서 타율 2할4푼·2홈런·12타점으로 다시 부진에 빠졌다. 왼쪽 무릎 부상이 부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 OUTLOOK : 마운드는 충분히 안정됐다. 두산이나 한화에 비하면 원투펀치가 약하고 등판하는 그 날이 이기는 경기라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지만 5회 이전에 리드를 잡으면 막강 불펜을 가동해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 관건은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득점 베이스를 깔아줄 타선이다. 올 시즌 희생번트 지시 빈도가 낮았던 선동렬 감독도 9월 5경기에서는 무려 12개의 희생번트를 댈 정도로 1점을 얻는 데 여력을 쏟고 있다. 심정수가 부진하지만 그 앞뒤를 받치고 있는 양준혁과 박진만의 타격감이 9월 들어 괜찮다는 것이 삼성에는 호재다. ▲ 한화 * STRENGTH : 한화의 선발진은 양적·질적으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깊이가 있고 안정적이다. 류현진-정민철-세드릭 바워스로 이어지는 ‘원투스리 펀치’와 제4선발로 자리를 굳힌 최영필의 존재는 잔여경기가 14게임으로 가장 많이 남아있지만 충분히 잘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다. 안영명이 지친 기색이 역력한 불펜이 약하지만 선발투수들이 모두 이닝이터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4차례 선발등판, 무려 32이닝을 소화하며 2차례 완투승 포함 4승 무패 방어율 1.69라는 무서운 페이스를 뽐내며 후반기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류현진은 한화의 알파와 오메가가 된 지 오래다. * WEAKNESS : 물에 젖은 불발탄이 되어버린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이제 약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중심에 ‘간판타자’ 김태균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더 한화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6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MVP급 활약을 펼치던 김태균은 이후 잦은 슬럼프에 시달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 2할6리·3타점으로 부진을 보이고 있다. 홈런포는 단 하나도 없었으며 병살타만 4개나 기록했다. 앞뒤를 받치고 있는 제이콥 크루즈와 이범호가 서서히 타격감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4번 김태균의 침묵으로 전체 팀 타선의 짜임새가 흔들리고 있다. 4번 타자의 고충이지만 그것이 바로 4번 타자의 숙명이다. * OUTLOOK : 한화는 남은 일정이 빡빡하다. 나란히 14게임을 남겨둔 삼성도 같은 입장이지만 연전을 치를 경우 불펜에서 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 그나마 이동거리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안심되지만 결국 선발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대 전적에서 삼성(5승9패)과 두산(6승10패)에 모두 뒤지고 있지만 최근의 기세라면 맞대결에서 충분히 승산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는 한화다. 그러나 자칫 2위 진입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에는 포스트시즌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백전노장’ 김인식 감독의 시즌 운용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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