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와 경남 FC. 비슷한 형편에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는 두 팀이 한판 붙는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양 팀의 간판이라 자부하는 골잡이들의 정면 승부다. '시민구단의 지존'자리를 놓고 대구와 경남이 오는 16일 오후 3시 30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특히 양팀이 자랑하는 공격수들의 화력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홈팀 대구는 이근호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려운 상황. 그러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남은 6경기 중 절반 이상은 쓸어담겠다는 각오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서 '희망'으로 떠오른 이근호는 측면 공격수로 주로 활동하지만 워낙 인적 자원이 부족한 소속팀에선 최전방 포지션을 책임지곤 했다. 특히 이근호는 이날 경기에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는 루이지뉴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대단히 막중한 임무를 감당해야 한다. 역대 전적에서 1승3패로 밀리고 있어 이근호의 역할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2주간 이근호가 올림픽대표팀 일원으로 중동 원정을 포함해 숨가쁜 일정을 보냈음에도 선발 엔트리에 오른 이유는 그만큼 승점 3점이 변병주 감독에게 절실한 까닭이다. 최근 4연승을 내달려 어느새 K리그 4위에 랭크돼 있는 원정팀 경남은 역시 전문 골게터 까보레를 선봉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연승 기간은 물론 그 이전부터 까보레의 돌풍은 K리그를 강타했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까보레는 3골-3도움을 올렸고, 시즌 전체를 통틀어 13골-6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득점랭킹 선두이자 도움 부문 3위다. 박항서 감독은 까보레의 발끝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부상으로 잠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던 뽀뽀를 공격 파트너로 투입한다. 대구전 승리 여부에 따라 남은 5경기를 여유있게 풀어가느냐, 아니면 막바지까지 마음을 졸이며 보내야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경남으로선 강한 공격을 퍼부을 수 밖에 없다. 각기 다른 입장속에 저마다 승리를 다짐하는 대구와 경남. 토종과 용병의 대결로도 살필 수 있는 이근호와 까보레의 화력전 승자가 바로 열쇠를 쥐고 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