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안되는데…". 16일 삼성-롯데전이 연기되기 전 사직구장 3루 덕아웃.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던 좌완 전병호(34)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이유인즉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다.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전에 선발 등판한 뒤 1주일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그에게 비는 결코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다. 특히 선발 투수의 경우 주기적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며 제 컨디션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그저 원망스러울 뿐.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을 위한 것이다. 대구상고(현 상원고)-영남대를 거쳐 지난 1996년 삼성에 입단한 전병호는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것은 두 차례뿐이다. 올 시즌 8승 7패(방어율 3.91)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노리는 그이기에 경기가 열리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원했다. 잠시 후 우용득 경기운영위원이 우천 연기를 결정하자 전병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