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존, 왜 다시 논란인가?
OSEN 기자
발행 2007.09.17 08: 50

터질 것이 터졌다. ‘국민 감독’ 김인식(60) 한화 이글스 감독이 무거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구장 두산전이 비로 연기되기 전 기자들과 환담하면서 ‘리오스가 심판 판정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밝혀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김 감독은 두산 용병 에이스 리오스가 특급 투수임은 분명하지만 심판들의 판정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아래위를 넓히고 좌우폭을 좁혔던 심판들의 볼판정이 시즌 후반 좌우로 넓어지면서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 덕에 리오스처럼 바깥쪽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투수들이 호투한다는 것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불을 붙였지만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시즌 시작 전 공언(좌우보다는 아래위를 넓게 보겠다)했던 것과는 다르게 작년처럼 됐다는 것은 이미 감독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얘기였다. 9월초 한화와 ‘4위 싸움’을 벌였던 김재박(53) LG 트윈스 감독도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예전으로 돌아갔다며 고개를 갸웃거린 적이 있다. 김재박 감독은 지난 달 31일 잠실 한화전서 한화 에이스 류현진에 막혀 패한(2-5) 후 “구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이 류현진에게 유리했다. 몸쪽 (바짝 붙은) 직구를 잡아주니 칠 수가 없었다”면서 “심판들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다시 돌아갔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투수들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존이지만 컨트롤이 뛰어난 특급과 그렇지 못한 B급 투수가 느끼는 차이는 크다”면서 “심판들이 경기시간이 늘어지니까 줄이기 위해서 그러나...”라고 덧붙였다. 두 김 감독은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시즌 중반부터 슬그머니 예전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견에 김시진 현대 감독은 “어차피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은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투수들이 그에 맞춰야 한다”면서도 스트라이크 존이 예전처럼 되면서 투수들에 따라 그 효과는 차이가 난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심판들의 판정을 지켜보는 감독들 대부분은 스트라이크존이 예전으로 환원된 것에는 비슷한 의견이다. 하지만 소속팀 순위나 소속팀 투수들 컨트롤에 따라 느끼는 강도에 차이는 있다. 김인식 감독이나 김재박 감독처럼 치열한 4강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은 심판들의 판정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순위싸움에서 멀어진 하위권팀 감독은 어차피 똑같은 적용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들인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투고타저’를 막고 국제대회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 위해서 도입한 강화된 스트라이크존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는 것은 문제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시즌 중반 심판위원장이 중도하차하는 등 내부 갈등까지 드러난 마당이어서 일관성 없는 심판진의 판정은 일선 사령탑들로부터 비난을 산다. 비단 4강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감독들의 예민한 반응일 수 있지만 12월초 올림픽 예선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을 위해서도 심판진의 일관된 볼판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sun@osen.co.kr 지난 2월 한화 전지훈련지인 미국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레지널 파크서 심판들이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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