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PD, “너무 대결 구도로 몰지 말아 달라”
OSEN 기자
발행 2007.09.17 10: 13

SBS TV 인기 월화사극 ‘왕과 나’를 연출하고 있는 김재형 PD가 MBC TV ‘이산’과의 대결 구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던졌다. 김재형 PD는 지난 14일 SBS 일산 제작센터에서 진행된 ‘왕과 나’ 아역-성인배역간의 교체식에 참석해 “언론이 너무 대결 구도로 몰고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재형 PD는 “우리는 우리 작품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고 상대 드라마도 마찬가지로 가치를 갖고 있는데 너무 대결 구도로만 몰아가면 어느 한쪽에는 상처가 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사실 김재형 PD의 우려대로 월-화요일의 밤은 이미 우리 나라 사극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격전장이 됐다. 이미 ‘왕과 나’가 6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MBC TV ‘이산’이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이산’은 알려진 대로 이병훈 PD가 연출한다. 이병훈 PD는 ‘허준’과 ‘대장금’을 연출한 스타PD이다. 김재형 PD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극 연출가의 대표주자들이다. 김재형 PD는 ‘용의 눈물’ ‘여인천하’ ‘왕의 여자’ 등을 연출했다. 둘 다 ‘사극의 거장’ ‘사극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주인공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하필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붙었다. 누가 보더라도 대결 구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재형 PD의 “대결 구도 자제” 요청도 한달 전 상황과는 약간 느낌이 다르다. 지난 8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국민속촌에서 ‘왕과 나’ 오픈세트 준공식과 고사가 진행됐는데 그 자리에서 김재형 PD는 “누구랑 비교하지 말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김재형 PD도 이내 부연 설명으로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기는 했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작품 세계가 있는 것이고 나는 나의 세계가 따로 있다”고 서둘러 수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해명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것은 두 거장의 서로 말로 다할 수 없는 자존심이다. 지극히 그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 싫어하는 마음이 저절로 느껴진다. 두 사극 거장의 맞대결이 서로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시청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각자 입맛에 맞는 작품을 골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두 사령탑에게는 피를 말리는 시간이 될 것이 틀림없다. 100c@osen.co.kr 17일 밤 ‘왕과 나’와 ‘이산’으로 첫 맞대결을 펼치는 김재형 PD와 이병훈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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