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MVP-MIP-X맨' SK-두산
OSEN 기자
발행 2007.09.18 08: 58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아직 2위 싸움이 안개정국이지만, 전체적 판도가 가려진 가운데 벌써부터 포스트시즌과 심판의 날을 기다릴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거의 마감을 앞두고 있는 2007 프로야구 8개 구단의 MVP와 MIP 그리고 X맨을 선정해봤다. ▲ SK 와이번스 * MVP 김성근 :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감독이 야구를 지배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매년 강팀으로 분류됐지만 2% 부족한 인상을 남긴 SK는 올 시즌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승호-엄정욱-신승현 등 선발진의 핵심투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일궈낸 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마크가 된 벌떼마운드로 실점을 최소화했고,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겨울 동계훈련과 봄 스프링캠프까지 선수들을 쉴 새 없이 강하게 조련하며 주전 야수와 비주전 야수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시즌 내내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하며 선수들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 것도 김 감독만의 힘. 경기를 하는 것은 각각의 선수지만 승리를 획득하는 것은 팀이라는 목표 설정이 빛을 발했다. * MIP 최정 : ‘소년장사’ 최정을 빼놓고는 올 시즌 SK를 설명할 수가 없다. 주전 3루수로 뿌리박으며 김성근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서 자유로웠던 몇 안 되는 선수가 바로 최정이었다. 113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16홈런·65타점으로 하위타순의 뇌관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특히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득점권 타율도 무려 3할6푼6리로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삼진(80개)이 볼넷(31개)에 비해 많은 것에서 나타나듯 여전히 선구안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이는 그만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스윙을 한다는 장점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실책이 12개나 있지만 타구처리와 송구에서 몰라볼 정도로 좋아진 3루 수비도 몰라보게 발전했다. * X맨 김광현 : 시즌 전 김성근 감독은 3명의 투수에게 도합 30승을 기대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케니 레이번과 마이크 로마노 그리고 ‘특급신인’ 김광현이었다. 레이번·로마노·김광현은 올 시즌 28승을 합작하며 김 감독의 기대승수를 무난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8승 중 김광현의 승수는 단 2승밖에 되지 않는다. 김광현은 18경기에서 67이닝을 던져 2승7패 방어율 4.16이라는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계약금 5억 원을 받는 등 입단 때부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한가득한 성적이다. 하지만 고졸신인이 데뷔 첫 해부터 센세이셔널 한 활약을 펼치길 기대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바로 전해 류현진(한화)이라는 괴물이 팬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려도 너무 끌어올렸다. ▲ 두산 베어스 * MVP 리오스 : 요즘 다니엘 리오스는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부정투구 의혹을 일으켰고, 한화 김인식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논란에서 리오스를 거론했다. 하지만 가장 압도적인 투수는 가장 많은 경계를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올 시즌 리오스의 성적은 놀라움 그 자체다. 30경기에 선발등판, 4차례 완봉승 포함 6차례나 완투를 해내며 19승5패 방어율 1.94를 기록하고 있다. 다승·방어율 그리고 승률(0.792)까지 모두 1위다. 공식 타이틀은 아니지만 어떤 타이틀보다도 빛나는 투구이닝(213⅓)에서도 당당히 1위다. 당초 마운드가 약하다고 평가를 받은 두산에서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 리오스의 존재가치는 더욱 빛났다. * MIP 이종욱·고영민 :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나란히 기량이 몰라보게 발전했다. 지난해 나란히 혜성같이 등장해 팬들의 마음을 흡수한 이종욱과 고영민은 올 시즌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재탄생한 이종욱은 타율을 지난해보다 무려 3푼 넘게 끌어올렸다. 올 시즌 타율이 무려 3할1푼5리. 특히 3루타가 무려 11개로 1위다. 고영민은 타율에서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OPS가 8푼이나 올랐다. 결정적으로 홈런을 11개나 때려냈고 타점도 62개나 된다. 클린업 트리오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이종욱과 고영민은 비단 타격뿐만 아니라 주루와 수비에서도 굉장한 공헌을 했다. 고영민(84점)과 이종욱(77점)이 나란히 득점 부문 1·2위에 올라있는 건 후속 타자들의 적시타도 컸지만 이들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도 빼놓을 수 없다. * X맨 김명제 : 지난해 박명환이 FA가 되어 ‘옆집’ LG로 떠나자 두산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김선우에게 거액을 배팅한 것도 박명환의 공백 때문이었다. 비록 김선우의 영입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김경문 감독은 3년차가 될 김명제에게 기대를 걸며 박명환의 공백을 메우리라 믿었다. 그러나 김명제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3승7패 방어율 5.24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선발 등판한 19경기에서 평균 투구이닝은 4.98이닝으로 채 5이닝도 되지 않는다. 5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경우만 9차례나 된다. 여전히 자신감이 결여된 피칭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직 3년차 고졸투수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있다. 구위도 문제없다. 그러나 올 시즌만 놓고 볼 때에는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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