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접전' 두산-LG, '비가 억울했다'
OSEN 기자
발행 2007.09.18 22: 44

순위와는 상관없었지만 시즌 마지막 라이벌전답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즌 마지막 대결은 연장 접전을 펼치는 혈투로 궂은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3556명의 팬들을 흥분시켰다. 0-0으로 팽팽하던 승부는 연장 10회초 두산이 이종욱의 2루타와 고영민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 두산이 승리했지만 이날 경기는 라이벌전의 진수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LG 트윈스 김재박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이날 경기에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김 감독은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 1무로 뒤져있음을 상기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열의를 보였다. 비록 4강 순위 싸움에서는 사실상 멀어졌지만 서울의 한 지붕 두 가족 라이벌인 두산전 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라이벌전 승리를 놓고 양팀은 시종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9회까지 영의 행진을 펼치는 등 투수전을 전개했다. 선발 투수들의 쾌투는 물론 구원투수들도 호투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보여줬다. 또 양팀은 신경전도 펼쳤다. 9회초 1사 후 연속 3안타(정원석, 이대수, 채상병)를 터트리며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민병헌이 1루수 라인 드라이브 아웃되면서 병살타로 연결돼 아깝게 득점 찬스를 놓쳤다. LG 1루수 최동수는 타구를 직접 잡아 1루 베이스를 밟아 1루주자 채상병을 아웃시킨 뒤 홈에도 송구, 문제를 일으켰다. 이미 스리 아웃으로 이닝이 끝났지만 심판이 확실하게 아웃 선언을 안하자 최동수가 홈으로 송구했다. 이후 스리 아웃으로 선언됐지만 김경문 두산 감독은 곧바로 달려나와 심판진에게 원바운드 아웃이므로 홈득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로 인해 경기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어 9회말 LG 공격 때는 9회초 호수비를 펼친 최동수가 선두타자로 나와 이승학과 몸쪽 공을 놓고 가벼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양팀 ‘대도’들의 도루 경쟁도 볼만했다. 도루 1, 2위를 마크하고 있는 LG 이대형과 두산 이종욱은 도루 한 개씩을 추가하며 공방전을 벌였다. 이대형은 3회 2루 도루에 성공, 50도루로 팀 역대 공동 2위를 마크했고 이종욱은 8회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이대형을 6개차로 추격했다. 이처럼 두 팀은 라이벌전 다운 공방전을 벌였으나 이날 관중석은 비로 기대 이하였다. 오전에 쏟아진 비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적은 관중들 밖에 없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1만 5000명은 족히 들어찼을 텐데 이날은 비 탓에 관중석이 썰렁했다. 90만 관중을 목표로 하며 4만 여 명을 남겨놓고 있는 LG로서는 억울한 일이 됐다. 경기 후 김경문 두산 감독은 "한 게임 한 게임이 어려운 경기인 것 같다. 초반 타자들이 페이스를 잘 못찾았는데 투수들이 잘 막아주면서 귀중한 1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2위 수성에 한 숨을 돌린 것에 만족했다. 또 김재박 LG 감독은 "9회 찬스를 놓친 게 아쉽다. 좋은 찬스를 놓치다보니 상대에게 게임이 넘어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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