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김재박 LG 트윈스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정하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정진호 수석코치와 함께 선수들의 컨디션을 일일이 체크하며 선발 오더를 적어갔지만 시간은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주전 내야수였던 주장 이종렬과 3루수 김상현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탓에 둘의 대체 여부를 놓고 고민을 했다. 시즌 내내 잘 달려왔던 이종렬은 막판으로 오면서 허벅지 통증 등으로 정상이 아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김 감독은 박경수를 2루수로, 신인 박용근을 3루수로 낙점했다. 그리고 선발 투수로 옥스프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오더 작성을 끝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긴장감이 풀리면서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다. 쓸 선수가 없다”며 시즌 막판 선발 라인업 짜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전들을 쉬게 하면서 백업요원들의 기량을 쌓게 할 기회이지만 마땅한 선수가 없는 실정이다. 내년 시즌에 대비한 팀 재정비에 들어가야 할 김 감독은 2군에도 쓸 만한 기대주가 많지 않은 것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LG는 올 시즌 초중반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나오지 않아 무난하게 페넌트레이스를 이끌어왔다. 투수진에서도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가 나오면 그때마다 대체 요원이 투입됐다. 초반 심수창이 흔들리자 김민기가 분전하며 빈 자리를 메웠고 김민기의 컨디션이 떨어지자 정재복이 힘을 냈다. 또 정재복이 선발로 돌아서자 심수창이 살아나며 공백을 메웠다. 그러다가 막판인 8월 18일 선발 최원호가 갑작스런 종아리 근육통으로 빠지면서 서서히 가라앉았다. 이어 박명환이 어깨 근육통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4강권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김재박 감독으로선 남은 8경기를 빨리 마치고 젊은 기대주들 사이에서 숨은 진주를 찾기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G 감독에 부임한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휘하느랴 제대로 팀을 챙기지 못했지만 올해는 시즌 종료 후 곧바로 호주로 건너가 마무리 훈련을 실시하면서 내년 시즌 전력을 다질 예정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