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변정수 동생’ 변정민이 아닌 ‘연기자’ 변정민으로 이름 석자를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연기자’ 타이틀을 얻고자 장편 드라마에 뛰어든 변정민(31)의 각오가 대단하다. 벼르고 벼른 듯 ‘변정수 동생’이라는 꼬리표까지 거명하며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변정민은 SBS TV 새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에서 비중 큰 역을 맡았다. 그 동안 영화 ‘스물 넷’(2001), ‘오 해피 데이’(2003), KBS 드라마 ‘아름다운 유혹’(2004) 등에 잠깐잠깐 출연하며 연기 맛을 봤지만 변정민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아름다운 패션모델이다. 게다가 톱모델로, 연기자로 이름을 먼저 알린 변정수의 동생으로 귀에 익다. 변정민으로서는 ‘조강지처 클럽’이 연기자로서 사실상의 첫 작품인데다가 ‘톱 모델’과 ‘변정수의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한번에 던져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강지처 클럽’에서 변정민은 정나미라는 인물을 맡았다. 기러기 아빠로 나오는 손현주의 아내이자 의사 오대규의 옛 애인이다. 기러기 아빠 ‘길억’(손현주 분)을 배신하고 이기적(오대규 분)과 위험한 사랑을 하는 인물이다. 언니 변정수에 대해 변정민은 “아직 제가 연기자로서 자리매김을 못했으니까요. 변정수 동생이라는 말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어요. 제가 어릴 때 같았으면 ‘신경 안써요’라고 말했을 텐데 그때는 뭘 몰랐을 때고 서른이 넘어가니까 제게 언니라는 좋은 동지가 있지만 어떻게 보면 벽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18일 오후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다. ‘언니 변정수’가 극복해야 하는 벽이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역시 동지로서의 가치도 빛나고 있었다. 변정민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언니가 많이 도와줬어요. 확실히 하라고요. 불륜을 할 때는 제대로 불륜을 연기하고, 사랑스럽게 보여야 할 때 사랑스러워 보이도록 하라고요. 일부러 얼굴만 예쁘게 보이려 하지는 말고 확실히 하라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연기자 선배’로부터 톡톡히 과외를 받은 셈. 결국 이번 드라마에 임하는 각오의 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유명인의 누구’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하는 사람의 고충도 충분히 알게 하는 변정민의 심경토로였다. 변정민은 “이번 드라마 제대로 하면 극복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100c@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