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좌완 에이스 장원삼(24)이 '그늘'에서 벗어났다. 경성대 재학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로 군림하며 아마 무대를 호령했던 장원삼은 지난해 계약금 2억 5000만 원을 받고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밀었다. 데뷔 첫 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12승 10패(방어율 2.85)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고졸 새내기 류현진(20, 한화)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산고를 거쳐 지난해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18승 6패에 방어율 2.23으로 괴물 돌풍을 일으키며 신인왕과 최우수 선수를 독식했다. 만약 류현진만 아니었다면 신인왕은 장원삼의 몫이었다. 류현진에 가려 있던 장원삼이 18일 수원 한화전에서 류현진과 데뷔 첫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시즌 성적을 놓고 본다면 당연히 류현진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경기였다. 류현진은 지난 달 대전 KIA전 이후 5연승을 거두는 등 15승 6패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구가했다. 반면 장원삼은 7승 9패로 류현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의 경기는 장원삼의 완승. 장원삼은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잠재우며 시즌 8승(9패)을 따냈다. 이에 비해 류현진은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경기 초반에 무너져 버린 것. 데뷔 첫 선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한 장원삼은 "(류)현진이는 15승 투수이고 나는 7승 투수라 큰 부담없이 경기에 나섰다"며 "오늘 현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올 시즌 상대 전적은 6승 11패로 열세이나 현대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 장원삼의 남은 목표는 두 가지. 두 자릿수 승리 달성과 태극 마크. "두 차례 정도 선발 등판 가능한데 좋은 컨디션으로 잘 던져 두 자릿수 승리에 욕심을 내겠다"며 "만약 기회가 된다면 국가대표로 나서 보직에 관계없이 큰 무대에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김시진 현대 감독은 "현대 선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워낙 좋은 투수이니까 내년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