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하늘도 무심하지', 텅 빈 관중석에 한숨
OSEN 기자
발행 2007.09.19 20: 58

"어휴,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성남 일화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2-1 역전승의 결과는 통쾌했지만 한줄기 남았던 안타까움. 그것은 다름아닌 날씨였다. 가장 바라지 않던 상황이었다. 중동 최강이라 자부하는 시리아 클럽 알 카라마와의 2007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열린 1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텅 빈 관중석이 유난히 썰렁해 보였던 하루였다. 경기 전날부터 쏟아지던 장대비는 이날도 어김없이 탄천 그라운드를 적셨다. 빗줄기는 단 한 순간도 그치지 않고 엄청나게 퍼부어댔다. 화려한 팀 성적과 멤버에 비례하지 않는 관중수에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아온 성남 프런트들은 최근 팬들을 늘리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사무국 프런트들이 직접 팀의 상징인 '천마' 가면을 쓰고 길거리에서 홍보를 했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지역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성남 프런트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은 오지 않았다. 아니, 도저히 경기장을 찾을 엄두가 나질 않았다. 때아닌 폭우를 원망하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알 카라마전이 열린 이날. 얼마 안되는 여고생들이 본부석 우측 스탠드를 점령하고 노란 막대풍선을 활용한 서포팅을 펼친 게 고작이었다. 서포터스 '천마불사'의 간절한 외침도 폭우를 이겨내지 못했다. 홈 어드밴티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축구팬들의 발걸음을 잡았던 장대비. 썰렁하기 그지없던 스탠드에 오히려 힘을 낸 쪽은 알 카라마였다. "이런 날씨 속에 팬들보고 경기장을 찾아오라고 하면 정말 무리한 부탁이겠지요?". 한 성남 프런트의 한숨이 유난히 여운을 남겼던 하루였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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