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술과 정신력이 승리를 불러왔다'. 아주 완벽하고 통쾌했던 한 판이었다. 성남 일화가 K리그 챔피언을 넘어 아시아 챔프 등극을 향해 가벼운 첫 걸음을 뗐다. 성남은 19일 저녁 탄천종합운동장서 벌어진 알 카라마와의 2007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중반 연이어 터진 2골로 값진 역전승을 거뒀다.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과 홈에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불러온 역전승이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란 성경 구절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성남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어이없이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후반부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2골이 놀랍게도 김학범 감독이 선수 교체 카드를 다 쓴 이후 터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은 0-1로 팀이 끌려가고 있던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동현을 몸이 다소 무겁던 최성국을 대신해 투입했고, 17분에는 브라질 용병 모따를 빼고 남기일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또 8분 뒤엔 김철호를 불러들이고 김민호를 투입 마지막 반전을 노렸다. 완벽하게 먹혀들어간 작전. 김두현 배후를 책임지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담당한 김민호는 투입 2분만에 멋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일단 상승기류를 탄 성남의 공격은 계속됐고, 후반 29분에는 김두현의 크로스를 센터백 조병국이 헤딩 역전골로 연결했다. 선수들의 정신력도 돋보였다. 잠시도 그치지 않고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남 선수들은 알 카라마 진용을 끊임없이 몰아쳤고, 종료 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 상대를 괴롭혔다. 단 한골이 더 아쉬웠고, 텅 빈 스탠드가 아쉬웠다. 이 두 가지만 빼고 모든 게 좋게 진행된 하루. 정확히 일주일 뒤 시리아에서 펼쳐질 원정 2차전을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yoshike3@osen.co.kr 성남=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