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고춧가루'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까.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이 시즌 10승을 앞두고 추락하는 거인과 만난다. 김병현은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메츠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23일 경기에 김병현과 올리버 페레스가 선발로 등판한다고 밝혔다. 플로리다는 21일 이후 로테이션을 예고하지 않아 변동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평소대로 4일 휴식 뒤 등판을 가정할 경우 현재로선 23일 등판에 방점이 찍힌다.
객관적 전력상 메츠는 상대하기 버거운 팀임에 틀림 없다. 투타 모두 탄탄한 전력을 보유해 내셔널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메츠는 마치 '약먹은 병아리'처럼 비실대고 있다. 내리 5연패를 당하면서 NL 동부지구 우승이 위태로워졌다. 2위 필라델피아에 1.5경기차로 바짝 쫓기고 있다.
시즌 10승에 1승을 남겨두고 있는 김병현으로선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최근 메츠는 투타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면 투수들이 대량실점하고, 투수진이 호투하면 방망이가 침묵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메츠의 위기'는 요즘 메이저리그 최고의 화제거리다.
김병현은 이미 강팀을 상대로 고춧가루를 톡톡히 뿌린 적이 있다. 지난 2일과 8일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한 2차례 등판에서 내리 승리를 따내며 갈길 바쁜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낚아챘다. 김병현에게 펀치를 맞은 필라델피아는 2일부터 내리 3연패, 6경기 5패를 당하면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14일에 가서야 정상을 되찾은 덕에 최근 6연승으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메츠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메츠의 득점력은 여전하다. 5연패 기간 중에도 경기당 4.6점을 뽑아 '썩어도 준치'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상대 선발도 무시할 수 없다. 시즌 초반 제구력 불안으로 근심덩어리였던 페레스는 14승9패 방어율 3.43으로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플로리다가 4연승 뒤 3연패로 침체에 빠진 것도 근심거리다.
김병현은 이번 등판을 마치면 29일부터 시작되는 뉴욕 원정에서 메츠를 한 번 더 상대한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다. 남은 등판이 2번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1경기에선 반드시 승리를 추가해야 한다. 개인 첫 두자릿 수 승리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아울러 6.06까지 치솟은 방어율도 최대한 낮출 수 있을 때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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