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손남원]요즘 MBC가 이상하다. 국민에게 기쁨주고 행복주겠다던 지상파 MBC는 간데없고 거짓 방송과 문제 연예인 감싸기 등의 각종 시비에 잇달아 휩싸이고 있다. 심지어 뉴스에서 자사 예능 프로를 홍보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18일 아침 뉴스 투데이. 앵커 ㅡ "그리고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 어제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색다른 체험을 했다고요?" 기자 ㅡ "평소에 볼 수 없는 아주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기회였습니다. 과천에 있는 한 실내빙상장인데요. 김연아 선수, 본인이 평소에 출연을 많이 원했다고 합니다." 앵커 ㅡ 김연아 선수, 다른 멤버들과 얼굴크기 차이가 확실하게 나네요. 기자 ㅡ 그렇죠. 김연아 선수, 무한도전 멤버들을 따라잡아서 뿅망치로 때리는데요. (인터뷰 등 중략) 앵커 ㅡ 저도 꼭 챙겨봐야겠습니다. OOO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상 iMBC 다시보기 인용) 이날 앵커와 기자의 문답은 누가봐도 뉴스 아닌 자사 인기 예능프로의 홍보물을 보도국에서 제작, 방송한 셈이다. MBC는 지난주 제작비 430억원의 대작 사극 '태왕사신기' 첫 방송 직전, 프라임 타임 간판 보도프로인 'MBC 뉴스데스크'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뤄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 보도국은 각 방송국 안에서 불가침의 성역으로 존중받는다. 기자나 앵커가 대단한 존재여서가 아니고 그들이 다루는 뉴스와 보도 기능의 공정성을 위해서다. 군부 독재가 온 나라를 휘어잡던 시절 언론은 숨을 죽였고 방송 보도 역시 '땡전 뉴스'를 내보내는 수모를 겪은 지 오래지 않았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해야할 의무를 가진 방송으로서는 수치스런 기억이다. 그런데 정치적, 물리적 압력이 사라진 다음에 나타나고 있는 방송 보도의 왜곡된 흐름은 도대체 무슨 일인지 묻고 싶다. 더 중요한 건 최근 일련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MBC가 자발적으로 머리 숙여 시청자에게 사과를 하지않았다는 사실이다. 한 예능프로의 거짓방송으로 시청자게시판이 며칠간 시끄러웠음에도 이를 '출연자 잘못'으로만 몰고갔다. 해당 연예인은 곧 MBC의 다른 프로 MC로 결정돼 활동중이다. MBC는 주식의 대부분을 방송문화진흥회 등에서 소유해 법적 측면에서는 공영방송에 속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국답게 진실로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달라는 게 시청자들의 바람일 뿐이다. [OSEN 엔터테인먼트 부장]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