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 세리머니' C. 호나우두, 친정팀에 대한 사과?
OSEN 기자
발행 2007.09.20 08: 52

'합장 세리머니로 친정팀에 사죄?'. 후반 17분 터진 결승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포르투갈 출신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평소의 해맑던 표정도 온 데 간 데 없었다. 오히려 미안함이 가득한 씁쓸한 미소. 호나우두는 20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스포르팅 리스본과의 2007-200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F조 1차전에서 웨스 브라운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해 소속팀 맨유를 1-0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호나우두는 결승골을 넣고도 환호하거나 웃을 수 없었다. 벤치로 뛰어들며 퍼거슨 감독과 동료들의 격려를 받는 대신 조용히 두 손을 모은 채 합장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사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이날 상대한 리스본이 다름 아닌 자신을 길러준 친정팀이기 때문. 리스본 유소년 팀에서 호나우두는 올 시즌 맨유가 새로이 영입한 나니와 함께 한솥밥을 먹으며 축구 스타로서 꿈을 키워왔다. 나니 역시 이날 리스본전에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쳐냈다. 그래도 리스본 팬들은 따스했다. 맨유의 리스본 원정 일정이 나오면서 리스본 팬들은 "호나우두, 나니를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고, 경기장에선 야유 대신 환호와 기립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리스본전을 마친 호나우두는 "리스본을 정말 사랑한다. 언제까지고 영원히 내 마음의 고향이다. 맨유가 내 현재의 팀이지만 리스본에게 패배를 안기게 돼 조금은 슬프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골을 넣고도, 또 이기고도 마음껏 웃을 수 없었던 호나우두. 마냥 어린 선수로만 비쳐졌던 호나우두였지만 이날만큼은 완숙미 가득한 대스타의 모습 그대로였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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