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아직 2위 싸움이 남아있지만 전체적인 판도가 가려진 가운데 벌써부터 포스트시즌과 심판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7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마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8개 구단의 MVP와 MIP 그리고 WORST를 선정해봤다. ▲ LG 트윈스 * MVP 조인성 : 4차례나 팀을 5연패에서 구해내며 에이스의 존재를 입증한 박명환도 대단했지만 마땅한 백업포수 없이 한 시즌을 온전하게 소화해낸 조인성을 빼놓고 올 시즌 LG를 논하기란 어불성설이다. FA 취득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철저한 조인성은 6월 중순 백업포수 최승환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가운데서도 무더운 여름을 견디며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까지 홀로 안방을 지켰다. 무엇보다 포수로서 안정된 인사이드워크와 수비력이 돋보였다. 트레이드마크인 도루저지는 성공률이 3할8푼5리로 주전포수 중 2위지만 상대의 도루시도(78회)가 가장 적었다는 점에서 조인성의 강견이 상대에게 심어주는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타격에서도 타율 2할7푼8리·12홈런·67타점에 결승타를 7개나 때려내며 매서운 방망이 실력까지 뽐냈다. * MIP 이대형 : 2004년 말 트레이드로 보낸 이용규(KIA)가 지난해 최다안타 타이틀과 함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때만 하더라도 LG는 땅을 쳐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결과적으로 이용규를 버리고 선택한 이대형이 올 시즌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117경기에 출장한 이대형은 타율 2할9푼4리·123안타·62득점을 마크하며 LG의 붙박이 톱타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5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어깨 부상이 완치되며 트레이드마크가 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1루에 출루하면 특유의 리드 폭과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고 있다. 올 시즌 주로 2번 타자로 활약한 이종렬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도 ‘이대형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 WORST 봉중근 : 지난해 5월 국내 복귀를 결심하고 총액 13억 5000만 원의 조건으로 입단한 봉중근은 일찌감치 복귀한 만큼 준비 시간도 많았다. 지난해 LG가 창단 첫 최하위의 수모를 겪을 때 봉중근은 올 시즌을 목표로 담금질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매우 실망스럽다. 22경기에 등판, 6승7패 방어율 5.50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WHIP(1.56)·피안타율(0.291) 모두 형편없다. 박명환과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도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문제는 볼 스피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 시속 140km 내외를 맴도는 직구 구위는 2004년 어깨 부상 이후 확실히 위력이 감소됐다. 사실상 3년 만에 풀타임을 치르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나 4강 직전까지 갔던 LG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 롯데 자이언츠 * MVP 이대호 : 7년 연속 가을잔치 참가가 좌절됐지만 그래도 롯데에는 이대호가 있었다.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야구 최고타자 반열에 올라선 이대호는 올 시즌 113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26홈런·80타점이라는 특급 성적을 내고 있다. 타격·홈런·타점에서 각각 2·3·4위에 랭크돼 있다. 장타율(0.557)에서 1위를 거의 굳힌 가운데 출루율(0.447)에서도 공동 2위.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1.035)는 당당히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역대 5위에 해당하는 25개의 고의4구를 얻을 정도로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지만 그 와중에도 자기 할 몫을 다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창 방망이를 돌려야할 젊은 나이인데다 볼넷으로 걸어 나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이대호지만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 나가며 최고타자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 MIP 이승화·정보명 : 비록 가을잔치의 꿈이 물거품됐으나 롯데가 다시 한 번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데는 이 선수들이 있다. 바로 이승화와 정보명이다. 지난해까지 존재감이 미미했던 두 선수는 올 시즌에야 나란히 주력멤버로 발돋움했다. 톱타자로 가능성을 확인한 이승화는 67경기에서 타율 3할4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4년간 통산 타율이 1할9푼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괄목상대했다. 삼진(51개)이 볼넷(18개)보다 톱타자로서는 여전히 많지만 배트 컨트롤이 좋아져 공을 보다 정확하게 맞힌다는 평가. 수비와 주루에서도 평균 이상이다. 주전 3루수로 뿌리박은 정보명도 112경기에서 규정 타석을 채우며 타율 2할8푼8리를 마크 중이다. 3루 수비에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타격에서 이대호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주었다. * WORST 장원준·이인구 : 142⅔이닝을 소화한 장원준이지만 기대치를 고려하면 오히려 실망스럽다.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한 장원준은 7승11패 방어율 4.79를 거두는 데 그쳤다. 특히 기복이 심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극심했다. 7이닝 2실점 이하의 특급 피칭이 6차례나 있었지만 5회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된 경기만 해도 10차례나 된다.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마운드에서 버텨낼 수 있는 노하우가 부족했다. 야수 중에서는 이인구가 아쉬웠다. 시즌 전 강병철 감독의 굳건한 신임 아래 3번 타자로 등용됐으나 공수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올 시즌 60경기에서 타율이 정확히 2할밖에 되지 않으며 타점도 12개에 불과하다. 득점권 타율도 1할5푼2리로 극악. 기회를 꽤 얻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실망스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조인성-이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