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겹치기 출연을 많이 한 배우가 또 있을까. 20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엘리제 홀에서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의 제작발표회가 끝난 후 출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배우 이창훈이 “드라마를 많이 해본 걸로 따지자면 몇 십년동안 겹치기 4개를 동시에 두 번이나 한 적이 있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자면 당시 이창훈의 하루 24시간 중 30분만이 남았다는 것. 이창훈은 “당시 KBS 국장님이 공로상을 줘야 된다고 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나이가 안돼서 결국 받지 못했지만(웃음).. 그때는 어머니가 ‘돈도 필요하다’ ‘집도 필요하다’ 해서 내가 봐도 엄청나게 일을 했다.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잊기 위해 일에 전념한 것도 한 몫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많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히 여러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이창훈은 “배우로서 인물이 좋아 그런 것도 아닌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연기가 100 이라면 80 이상은 최선을 다해 죽도록 연기했다. 그래서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아울러 요즘 반짝 신인 스타들이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선배답게 꼬집었다. 이창훈은 “20대 초반의 스타들이 지금의 우리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스타는 많아져 폭이 넓어졌지만 그만큼의 깊이가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이창훈이 이때까지 한 작품들은 모두 2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SBS '야인시대'는 50%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에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창훈은 “그냥 느낌이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님이면 그 결과는 항상 99% 맞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울러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아 이런 내용은 궁금해 하겠다’하는 시나리오를 중점적으로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는 친목이 중요하다. 그래서 회식 때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한다. 대화를 하게 되면 모든 배우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알고 가게 되는 점이 연기를 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창훈은 “사극을 비롯해 주말드라마와 미니시리즈, 일일드라마등 종류별로 다해봤지만 제일 힘든 장르가 일일드라마”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일 보람있는 장르도 마찬가지로 일일극”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랑이 전부였던 주인공이 애정없는 결혼을 선택하여 온갖 시련과 아픔을 겪으면서 지혜와 끈기로 사랑을 이뤄간다는 이야기를 그릴 ‘그래도 좋아’는 내달 1일 오전 7시 50분 첫방송 될 예정이다. 이창훈 이외에도 김지호, 심형탁, 고은미 등이 출연한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