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재간꾼’ 장진 감독과 연기파 배우 정재영은 영화계에 잘 알려진 콤비다. 서울예대 동문인 두 사람은 1998년 장진 감독의 데뷔작 ‘기막힌 사내들’을 시작으로 ‘간첩 리철진’ ‘극단적 하루’ ‘킬러들의 수다’ ‘묻지마 패밀리’ ‘아는 여자’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거룩한 계보’ ‘아들’에 이어 ‘바르게 살자’ 까지 무려 11편으로 인연을 맺었다. 장진 감독과 정재영이 대학교 동문이라는 점도 무시할 순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두 사람의 코드가 서로 잘 통하기 때문이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바르게 살자’(라희찬 감독, 필름있수다 제작) 언론시사 및 간담회에서 장진 감독은 “정재영과 인연이 깊지만 언제나 정재영이라는 배우를 정해 놓지는 않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바르게 살자’도 여러 유수한 배우들에게 갔다가 (거절을 당해)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정재영에게 간 것이다”고 정재영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장진 감독은 “정재영은 남들이 (시나리오를 읽고)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판독을 잘한다. 심지어 (작가가) 미처 글로 적지 못한 부분까지 집어낸다”고 정재영과의 깊은 인연의 맺게 된 진짜 이유를 털어놨다. 장진 감독이 “애시당초에는 정재영이 아니었지만 캐스팅이 된 후에는 주입을 시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정재영은 “사람이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참 다른 것 같다. 사정할 땐 언제고”라고 응수했다. 또 정재영은 “함께 같이 작업을 많이 해본 만큼 (장진 감독이 표현하려는) 디테일한 부분을 빨리 이해는 것일 뿐이다”며 “사람들이 장진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재미없어 하는 부분도 나는 재미있게 읽는다”고 콤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었다. ‘바르게 살자’는 바른생활만 고집하는 교통순경 정도만(정재영 분)이 은행강도 모의훈련에서 강도 역을 맡아 벌어지는 아이러니하고 코믹한 상황을 그린 영화. 장진 감독이 각본과 기획을 맡고 정재영이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바르게 살자’는 10월 18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영화 ‘거룩한 계보’에서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던 장진 감독(왼쪽)과 정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