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4번 타자 김태균(25)이 오랜만에 이름값을 해냈다. 김태균은 21일 SK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6회말 상대 투수 케니 레이번으로부터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1-1 동점이었던 6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레이번의 초구를 공략해 시즌 21호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했다. 16경기 만이자 정확히 한 달 만에 터진 홈런포. 레이번의 145km 직구가 바깥쪽으로 높이 형성되자 그대로 받아쳤다. 다소 막힌 듯했던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더니 기어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홈런 비거리는 115m. 한화는 김태균의 홈런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김태균에게는 그간의 갈증을 한 번에 풀어내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한 방이었다. 전반기에만 17개의 홈런을 마크, 홈런 레이스를 주도했던 김태균은 7월부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후반기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단 3개의 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최근에는 4번 타자의 고뇌를 느끼며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홈런도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 이후 감감 무소식이 되어버렸다. 4번 김태균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자 한화 특유의 다이너마이트 타선도 물에 젖은 불발탄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SK ‘에이스’ 레이번을 무너뜨리는 결승 투런포로 김태균은 슬럼프 탈출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김태균은 “요즘 워낙 안 좋아서 우경하 타격코치님이랑 상의하면서 한창 좋을 때 비디오를 많이 보고 있다”며 “타격할 때 타격코치님이 캠코더로 모습을 찍는다. 그런 것들을 통해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심적으로 많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간의 부진으로 심적 고생이 심한 듯 머리까지 깔끔하게 정리한 김태균은 “그동안 감독님께서 많이 답답해 하셨을 거다. 포스트시즌 때 잘해서 만회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경기를 승리로 이끈 한화 김인식 감독은 “세드릭과 송진우가 오랜만에 잘 던졌고, 김태균이 잘 쳤다. 그래도 아직 할 게 많다. 번트 실패, 중요한 상황에서 점수를 못 올리는 것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 SK 김성근 감독은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