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씻고 봐도 없네.’ 살다보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속담을 쓸 때가 꽤 생긴다. 21일 오후 5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가진 ‘2007 아시아송 페스티벌’ 기자회견이 바로 그 경우였다. 2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7 제 4회 아시아송페스티벌’의 개최 하루 전 가진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방신기, 이효리, SG워너비, FT아일랜드, 슈퍼주니어 등 국내 가수들이 모두 불참,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반면 이날 행사를 위해 대만의 F4와 장혜매, 중국의 조미, 홍콩의 양영기, 일본의 쿠라키 마이, 태국의 골프 앤 마이크, 필리핀의 바비 알말비즈, 베트남의 람 츠엉, 인도네시아의 피터팬 등 각국의 아시아 정상급 가수들은 자리에 참석해 국내 가수와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룹 슈퍼주니어는 21일 오후 6시 ‘생방송 뮤직뱅크’에서 2집 앨범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이었고 동방신기 또한 일본에서 발매한 13번째 싱글 활동으로 22일 오전 귀국 예정 때문에 기자회견 참석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여기에 당초 참석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SG워너비와 FT 아일랜드가 기자회견을 1시간 앞두고 ‘개인적인 사정’이라는 불분명한 사유를 들어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내 취재진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많은 해외 취재진의 참석으로 발디들 틈이 없었다. 예고 없는 한국 가수의 불참에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해외 취재진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일부 취재진은 주최측 관계자에게 "22일 본 행사 때는 정말 참석하는 것이 맞느냐. 취재를 할 수는 있는 것이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아시아송페스티벌’ 기자회견은 시간을 내서 일부러 한국까지 찾아온 많은 해외 취재진에게 좋지 않은 한국의 이미지만 심어주고 떠나게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만국의 공통어인 ‘음악’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문화적 교류를 이루어내자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시작을 했으면 그에 발맞춰 마무리 또한 잘해내야 하지 않을까. 부디 앞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