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특급 용병 다니엘 리오스(34)가 8년만에 20승을 달성하자 KIA와의 결별과정이 다시 한번 눈길을 받고 있다. 리오스는 지난 2005년 시즌 중반 KIA 유니폼을 벗고 두산으로 이적했다. KIA는 내야수 김주호까지 주고 좌완 영건 전병두를 받았다. 그런데 리오스의 이적은 두고 두고 KIA에게 부담이 됐다. 왜냐면 리오스가 이적후 9승-15승-20승을 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유남호 감독-장채근 수석코치 체제는 자체 미팅을 통해 리오스의 퇴출을 결정했다. 리오스는 트레이드 당시 6승10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했다. 비록 도무지 전해 다승왕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상이 없었는데도 얻어터지기 일쑤였고 팀 꼴찌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리오스는 김성한 체제였던 2003년에도 롯데와의 트레이드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정재공 KIA 단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구단 입장에서는 리오스가 전해까지 몇년동안 실적이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인 부진으로 해석했다. 어차피 팀 성적도 안좋아 (리오스는) 쉬는 해로 생각했다. 그러나 자꾸 코칭스태프에서 리오스의 교체를 요청해와 난감했지만 현장 요청이니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냥 주기는 아까워 두산과 트레이드를 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2군 감독에서 1군 코치로 자리를 옮긴 서정환 감독도 "시즌 도중에 1군에 올라오니 서울 원정경기 때 코치진 미팅이 있었다. 회의 주제가 리오스를 퇴출시키고 대체 용병으로 마무리와 선발투수 놓고 최종 결정하는 자리였다"고 기억했다. 이례적인 용병 트레이드의 배경이었다. 당시 두산은 KIA가 리오스를 내보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발빠르게 물밑협상에 돌입, 전병두 카드를 내밀고 트레이드에 성공했다. 웨이버 공시가 됐다면 타 구단 차지가 됐을 공산이 높았다. KIA 역시 리오스를 내보내고 전병두를 얻었고 그레이싱어를 대체용병으로 데려와 큰 무리는 없었다. 그런데 리오스는 두산에 둥지를 틀자마자 9승2패, 1점대 방어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두산을 포스트시즌에 올려 놓았다. 이 때문에 KIA에서 태업성 플레이를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그러나 그를 내보낸 KIA가 비난을 고스란히 받았다. KIA는 리오스를 트레이드했던 2005시즌 창단 처음으로 최하위 수모를 당했다. 2006년에는 그레이싱어를 앞세워 4강 진입에 성공했으나 이번 시즌 또 다시 최하위가 결정적이다. 두 해 모두 선발투수진이 붕괴됐기 때문이었다. 두산 리오스의 맹활약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이런 가운데 리오스는 지난해 15승에 이어 올해는 마침내 20승까지 따냈다. 만일 리오스가 KIA 유니폼을 그대로 입었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졌을까. 하지만 이런 상상은 하지 않는게 이롭다. 왜냐면 KIA팬 입장에서는 괴로우니까. 그리고 어차피 리오스와 KIA의 인연은 끝났으니까.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