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던 두 시민 구단간의 자존심을 건 빅뱅, 부담스러운 승부에서 대전 시티즌이 대구 FC를 꺾고 지긋지긋한 3연패 사슬을 끊었다. 22일 오후 3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22라운드 일전에서 대전은 데닐손의 해트트릭과 브라질리아의 추가골에 힘입어 6승째(7무9패)를 챙겨 6강 진입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렸다. 반면 대구는 최근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에 원정 10연패라는 달갑잖은 기록을 세워 자존심을 구겼다. 역시 '물러섬 없는' 대전의 플레이가 위력을 발했다. 브라질 공격수 데닐손을 타깃맨으로 좌우에 브라질리아와 나광현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한 대전은 슈바와 고종수를 미드필드 중앙에 세워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펼쳤다. 대구는 루이지뉴와 에닝요, 지난 주말 경남 FC와 21라운드 경기를 통해 시즌 10호골을 기록한 이근호를 스리톱으로 위치시켜 맞불 작전을 벌였으나 중원에서 주도권을 내주는 바람에 시종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6경기째 출장한 고종수의 움직임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이날 고종수는 좌우 측면과 중앙을 고루 활용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를 선보이며 어시스트를 기록,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첫 골은 전반 17분 터져나왔다. 브라질리아가 아크 왼쪽 지역에서 직접 시도한 프리킥이 대구 골키퍼 김영무의 펀칭에 막혀 나오자 데닐손이 침착하게 논스톱 헤딩골로 연결한 것. 갑작스레 선제골을 허용한 대구는 이후 대전이 공격에 집중하는 것을 틈타 빠른 역공을 몇차례 시도했으나 대전 수문장 최은성의 선방에 번번히 막히거나 수비진에 걸렸다. 잠시 흔들리던 대전은 전반 25분을 넘어서며 다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35분경에는 데닐손의 대각선 패스를 잡은 고종수가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다. 대전의 승리를 결정지은 2번째 득점포는 전반 37분 터져나왔다. 브라질리아가 대구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차단하며 흘려준 볼을 데닐손이 문전 왼쪽에서 날카로운 슈팅, 골네트를 갈랐다. 한번 불붙은 대전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데닐손은 전반 42분에도 고종수가 문전 왼쪽에서 길게 띄운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넣어 3-0으로 벌려놓았다. 대전 창단 이후 첫 해트트릭의 대기록. 대구는 전반 인저리타임 때 루이지뉴가 에닝요의 패스를 받아 한골을 만회해 2골차로 전반을 마쳤다. 3-1로 앞선 채 후반을 맞이한 대전은 공세를 늦추지 않고 계속 대구 진영을 흔들었다. 특별한 변화는 주지 않았지만 여전히 빠른 템포의 패스와 슈팅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대전은 후반 12분 데닐손의 침투 패스를 브라질리아가 받아 땅볼로 강하게 때린 슈팅이 대구 골키퍼 김영무의 다리 사이를 통과, 또다시 골네트를 갈랐다. 4-1. 3골차로 패배 위기에 내몰린 대구는 막판 피치를 올리며 대반격을 시도했지만 최윤열과 김창수 등 신구가 고루 조합된 대전 수비라인은 끝내 뚫리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