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빡이' 데닐손, '봉산 탈춤 세리머니'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9.23 11: 04

대전 시티즌이 자랑하는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데빡이' 데닐손(30)의 화려한 골 세리머니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닐손은 지난 22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대구 FC의 K리그 22라운드(대전 4-1승)에서 3골을 기록, 창단 10주년을 맞은 구단 사상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전반 17분 팀 동료 브라질리아가 시도한 프리킥이 대구 골키퍼 김영무의 펀칭에 막혀 나온 것을 데닐손은 침착하게 논스톱 헤딩골로 연결했고, 전반 35분 브라질리아가 밀어준 볼을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갈랐다. 멈춤이 없던 데닐손의 플레이는 전반 42분 완성됐다. 고종수가 문전 왼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넣은 것. 전반 45분 이내에 해트트릭이 완성된 것은 올 시즌 K리그에서 처음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경기장을 찾은 1만 여 관중들을 즐겁게 했던 것은 첫 골을 터뜨린 직후에 나온 '봉산 탈춤' 세리머니였다. 앞선 경기에서 득점포를 작렬할 때마다 신바람나는 '마빡이(손으로 이마를 번갈아 두드리는) 동작'으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던 데닐손은 첫 골이 터지자 이날 미리 준비한 탈(가면)을 쓰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와 관련한 사연이 재미있다. '마빡이 춤' 이후에 마땅한 세리머니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데닐손은 8살배기 아들 페르난도로부터 아이디어를 제공받았다. 대전 시내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페르난도는 아버지에게 학교에서 배운 봉산 탈춤을 가르쳤고, 곧바로 데닐손은 전통 탈을 구입해 새로운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결국 데닐손은 대구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리자 '마빡이 춤'을 추는 대신 양팔을 흔드는 익살스러운 춤사위 퍼포먼스로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 벤치의 김호 감독조차 함박 웃음을 지은 것은 당연.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데닐손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들이 탈춤을 배운 것을 보고 나도 이 동작을 한번 따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탈춤 세리머니의 배경을 설명했다. '마빡이 춤'에 이어 '봉산 탈춤'까지 점점 업그레이드되는 데닐손의 골 세리머니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축구팬들은 흥미롭기만 하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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