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원짜리이지만 물에 닿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지난 2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 K리그 2007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서 올 시즌 들어 처음 도입된 무선 헤드셋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날 경기 막판 전북의 스테보는 1-1 동점 상황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FC 서울 선수들이 스테보의 핸드볼 파울을 심판에게 어필했고 곧바로 이 득점은 무효가 됐다. 하지만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심은 분명히 골 사인을 내며 중앙선으로 달려갔지만 제1 부심은 이에 부응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던 것. 이 순간 주심과 부심의 판정은 모두 옳았다. 볼이 네트를 흔들었으니 골이었고 스테보가 문전에서 손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으니 핸드볼 파울이었던 것. 하지만 문제는 심판들이 소지하고 있는 무선 헤드셋에서 발생했다. 4개들이 한 세트인 이 무선 헤드셋은 지난 6월 연맹에서 야심차게 도입한 것으로 지난해 독일 월드컵 때 사용된 것과 같은 기종이다. 연맹 관계자는 이 장비가 비가 오는 날이나 땀이 많이 나는 날에는 가끔 작동을 멈추게 된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날 전주 경기장에 내렸던 비 때문에 작동 불능인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중요한 순간에 부심이 주심에게 스테보의 핸드볼 파울을 전하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에도 가끔 문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완을 해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판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헤드셋을 이용해 주심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헤드셋과 연결된 진동장치다. 그래도 안되면 심판을 직접 부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스테보의 핸드볼 파울을 지적한 원창호 제1 부심은 "무선 헤드셋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심에게 전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것도 먹통이었다.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깃발을 들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헤드셋이다. 그것이 작동이 되지 않는다면 진동장치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다. 전반전이 끝난 후 2명의 부심 것은 교체했지만 내 장비는 바꾸지 않았다. 굉장히 민감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FC 서울 선수들이 항의했다고 해서 판정을 번복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K리그에 도입된 헤드셋은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그 효용성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프랑스 리그 1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도 사용 중이다. 10bird@osen.co.kr 지난해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서 한국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는 오라시오 엘리손도 주심에게 어필하고 있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