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이 마침내 서울에도 상륙했다. 2007 프로야구에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1984년과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옛날 유니폼을 입는 행사를 실시해 인기를 끌었다. '어게인 1984 혹은 1992년'으로 명명된 이벤트로 선수단이 당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 팬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선수들도 예전 우승했을 때의 감격을 곱씹으며 경기에 진지하게 임했다. 롯데가 '추억의 유니폼'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자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도 대열에 가세했다. 두산은 지난 22일 삼성전서 '어게인 1982년' 행사를 가지며 그때 그 감격을 되새겼다. 삼성과의 원년 한국시리즈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우승을 이끈 MVP 김유동 씨를 시구자로 모신 것을 비롯해 선수단도 당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쳤다. 당시 한국시리즈 때처럼 두산은 이날 삼성과 연장 접전 끝에 최준석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 2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기쁨을 배가했다. 두산은 당시에는 OB 베어스였기 때문에 완벽하게 예전 유니폼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정도는 됐다. OB 맥주는 이제 두산 계열사가 아닌 탓에 유니폼에 OB를 넣을 수가 없었다. 시즌 막판에 두산이 롯데의 복고 바람에 동참하면서 내년 시즌에는 타팀들도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프로야구 원년부터 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추억의 유니폼'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중간에 구단을 인수하며 프로야구판에 뛰어들었거나 팀이름이 바뀐 다른 팀들도 두산처럼 로고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 예전 유니폼을 재현해낼 수 있다. 요즘 유니폼과 비교하면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추억이 깃든 유니폼이기에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각구단들이 특별한 날 옛날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해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sun@osen.co.kr 지난 22일 과거 OB 베어스 시절 유니폼을 입고 나온 두산 선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