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사극에는 잘나가는 '아역 배우'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7.09.24 08: 53

‘나이가 어리다고 얕보지 마라’ 여기 형 만한 아우들이 많다. 요즘 사극들을 보면 성인 연기자보다 더 순수하고 때로는 더 열정적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어 가고 있는 아역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아역들의 연기를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9월에 선보여진 3편의 사극은 모두 극 초반 아역들의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주인공은 SBS 월화사극 ‘왕과 나’의 유승호 박보영 주민수, 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유승호 심은경 박은빈 김호영, MBC 월화사극 ‘이산’의 박지빈 이한나 권오민 등이다. 이들은 어찌나 연기를 잘 했는지 초반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며 오히려 성인 연기자에게 ‘아역들의 후광에서 벗어날 것’ 이라는 특명까지 안겨줬다. 이 정도 되면 ‘인기사극=극 초반 빼어난 아역 배우를 등장시킬 것’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하다. 특히 유승호는 인기드라마 ‘왕과 나’‘태왕사신기’에서 동시에 훗날 왕이 되는 캐릭터 성종, 담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인기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왕과 나’ 애절한 삼각사랑-유승호 주민수 박보영 위 세 드라마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왕과 나’는 1회부터 8회를 아역들의 연기로 이끌어 갔다. 훗날 성종이 되는 자을산군을 연기한 유승호, 만인의 존경을 받는 내시가 되는 처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주민수, 성종과 처선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소화 역을 맡은 박보영은 빼어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들 아역은 성인 못잖은 눈빛 연기와 이들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순수한 눈빛으로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인연의 고리를 애절하게 그려냈다. 8회를 끝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하자 드라마 게시판에는 “아역 연기자들이 하차 하는 게 너무 아쉽다.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하는 아우성이 줄을 이었다. # ‘태왕사신기’ 어린시절부터 성숙한 이들-유승호 심은경 박은빈 김호영 430억원이라는 한국 드라마 사상 초유의 어마어마한 제작비, 한류 스타 배용준을 비롯해 문소리 독고영재 최민수 박상원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태왕사신기’에도 드라마를 빛나게 한 아역들이 있었다. 1회부터 3회까지 등장한 깜찍한 아역 배우들은 때로는 이야기의 화자로 때로는 훗날의 가슴 아픈 인연의 시작을 알리는 애절한 연기로 430억원을 들인 대작을 제대로 이끌어 갔다. ‘왕과 나’로 이미 인기몰이를 시작한 유승호가 쥬신의 별이 뜨는 날 태어난 광개토대왕 담덕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배용준의 아역이었다. 또 담덕과 처음에는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훗날 대립하게 되는 기하(성인: 문소리) 역은 박은빈이 맡았다. 새오의 환생으로 담덕과 사랑을 나누는 주작의 여인 수지니(성인: 이지아) 역은 심은경이 맡아 눈길을 모았다. 왕 자리를 놓고 평생을 두고 끊임없이 담덕과 숙명의 대결을 펼치는 호개(성인: 윤태영) 역은 김호영이 출연했다. 유승호는 ‘집으로’의 그 꼬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과 깊어진 연기력으로 왕이 될 때까지 숨죽이며 살아야 하지만 숨길 수 없는 담력과 기개를 가진 어린 담덕을 제 옷처럼 소화했다. ‘명성황후’‘상도’‘무인시대’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은 박은빈, ‘황진이’에 출연했던 심은경도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로 주목을 끌었다. ‘렌트’‘갬블러’‘아이다’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김호영도 차세대 주자로 각광 받고 있다. # ‘이산’ 깜찍이 아역들-박지빈 이한나 권오민 ‘이산’의 아역들은 ‘왕과 나’‘태왕사신기’ 아역들보다 연령대가 낮아서인지 유독 깜찍함이 더하다. 하지만 외모만 깜찍하지 연기력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박지빈은 사도세자(이창훈 분)의 아들 산(성인: 이서진)을 연기했다. ‘안녕 형아’‘완전한 사랑’‘내 남자의 여자’ 등에 출연하며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박지빈은 위험을 무릎 쓰고 뒤주에 갇힌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음식을 갖다 주고 통곡하는 장면, 아버지를 구해 달라고 어가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 등 시청자들마저 따라 울게 할 정도로 감동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또 훗날 산과 사랑을 나누는 여인 송연(성인: 한지민) 역의 이한나는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거세하는 게 게 두려워 도망칠 생각을 하는 대수(훗날 이종수)를 연기한 권오민도 대표적인 아역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사랑을 받는 드라마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아역들의 연기부터 뭐하나 빠지는 게 없었던 이들 드라마. 이제부터는 동생들이 잘 닦아놓은 길을 형님들이 어떻게 잘 가꾸며 걸어갈 지 귀추를 주목해 본다. happ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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