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이웃을 굳이 꼽으라면 단연 백수찬이다.” 마음 따뜻한 드라마 한 편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SBS TV 인기 수목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정지우 극본, 조남국 연출)이다. 이 드라마의 색깔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키는 역시 대본을 집필하는 정지우 작가에게 있다. 정 작가의 전작인 SBS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에서도 그랬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결말을 궁금해 하고 있고 또 여러 갈래로 얽힌 실타래를 나름대로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풀어 놓고 있다. 23일 밤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드라마의 종방연이 열렸다. 마지막 방송을 사흘이나 남겨 놓고 모든 촬영일정이 끝났다. ‘생방송’이나 다름없는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을 자랑하는 여타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다. 정 작가의 여느 작품처럼 많은 시청자들이 ‘완벽한 이웃’의 결말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정 작가는 온화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애초에 대답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이런 질문을 했다. 이 드라마에 나온 많은 캐릭터들 중에서 누가 가장 ‘완벽한 이웃’에 가까우냐고. 정지우 작가는 큰 고민하지 않고 “백수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실제 백수찬(김승우 분)은 드라마에서 ‘전직 제비’가 아닌, ‘멋쟁이 친구’로 바뀌어 있었다. 한 때 윤희(배두나 분)와의 멜로 라인이 생길 듯 하다가 결국 우정을 택했다. 택했다가 보다는 시쳇말로 ‘쿨하게’ 여자를 보냈다. 덕분에 윤희는 동성보다 더 든든한 이성친구 하나를 얻었다. 물론 수찬은 가슴 찢어지는 속 울음을 삼켰다. 김승우와 배두나의 멜로라인에 대해 정 작가는 “4회가 끝나고 나서 김승우 씨와 얘기를 했다. 서로가 흔쾌히 멜로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 부분은 작가가 처음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시청자들의 ‘입김’이 작용된 결과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정지우 작가가 드라마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던 시점 및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정 작가는 이 글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으로 써 나가는 드라마는 아니란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저는 소심한 성격이라 게시판 글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시청자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드라마 속 멜로라인은 준석(박시후 분)과 윤희 커플로 급속하게 달려왔다. 정지우 작가는 종방연 인사에서 “저만 (더) 잘 했으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로 그 동안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00c@osen.co.kr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승우와 배두나.
